• ▲ 금융증권부 차진형 기자.ⓒ뉴데일리
    ▲ 금융증권부 차진형 기자.ⓒ뉴데일리

    올해 은행권 임금단체협상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 측이 17일 산별중앙교섭 및 상견례를 요구했지만 은행연합회가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아서다.

    일주일 뒤, 24일 다시 협상테이블에 마련됐지만 이 자리에도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은행연합회가 금융권 노조의 목소리를 거부하고 있는 이유는 성과연봉제 때문이다.

    전 정권 시절 정부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선언하자 은행연합회는 가장 활발하게 이를 지지했다.

    성과연봉제는 노사 합의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금융노조가 협상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선언해 버렸다.

    당연히 은행권 노조는 강력 항의했지만 대화 창구인 사용자협의회마저 해체하며 지금의 ‘불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법원은 성과연봉제 강제도입은 무효라는 판결을 내리며 금융노조 측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 5월 금융노조 주택도시보증공사지부 소송 판결에 이어 최근에는 기업은행지부 소송에서도 노동자의 동의 없는 성과연봉제 도입 이사회 의결은 무효라고 판결한 것이다.

    일각에선 임기 만료를 앞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금융위원회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영구 회장은 올해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자기 손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해 놓고 잘못을 인정하며 제 손으로 되돌리는 일을 임기 내 하겠냐는 얘기다.

    결국 중재자로 금융위가 나서 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금융당국도 묵묵부답이다.

    사실 성과연봉제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현재 은행권 임금체계는 호봉제로 운영되다 보니 일을 잘하는 사람보다 일을 하지 않아도 연차가 높은 사람이 돈을 더 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인사적체, 인사 상 불이익 등 많은 부작용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 풀어야 할 과제인 것이지 강제적으로 도입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제 2년간의 불통을 깨고 은행권 노사가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