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민 휴식·내수 진작 기대… 피해·소외 없게 사전 대비"
-
다음 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 최장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펼쳐지게 됐다.
정부는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의결했다.
토요일인 이달 30일부터 개천절(10월3일)과 추석 명절 연휴가 이어져 9일 한글날까지 최대 10일간 쉴 수 있다.
정부는 대통령 재가를 거쳐 관보 공고 등 후속 조처를 밟을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유례없는 열흘간의 연휴로 국민이 휴식과 위안의 시간이 되고,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게 잘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자·영세 중소기업의 납품대금 결제, 집중호우·불볕더위 등 재해 피해 지원금, 결식아동 등 사회취약계층 복지 서비스 등을 언급하며 불편이나 애로가 없게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위험 등)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임시 공휴일을 논의하는 게 한가한 느낌이 들지 모르지만, 임박해 결정하면 국민이 휴무를 계획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며 "산업·수출 현장의 예상치 못한 차질이나 어린이집 휴무 등으로 국민 생활에 불편을 줄 수도 있으므로 미리 대비할 수 있게 조기에 확정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추석 연휴를 잘 보낼 수 있게 물가·안전 관리 등 민생안정 대책을 꼼꼼히 추진해달라"며 "교통·식품위생·재난대비·응급의료 등 비상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 만전을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정부 지정 임시공휴일은 이번이 정부 수립 이후 60번째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2015년 8월14일을, 지난해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5월6일을 각각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었다.
다음 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문 정부에서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진표 위원장은 지난 7월6일 모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올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전날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 쉴 권리와 관련해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원칙적으로 임시공휴일은 공무원에게 효력을 미친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근거해 지정하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은 관공서 휴일에 따라 노사 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유급 휴무를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길어진 연휴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연휴가 연결되고 길어지면서 해외여행 등을 부추겨 내수 활성화보다는 여행수지 적자 폭만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7년 7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 7월 여행수지 적자는 1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16억5000만 달러)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내국인 해외 관광객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반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을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줄어들었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근로자 중에서 여건상 황금연휴를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문 대통령도 "연휴가 길어지면서 피해 보거나 소외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