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노조위원장 출신 황상익 이사장 취임 후 김호성 총장 선임 강행 직선제 주장하던 김 총장 "내년 6월에 바꾸겠다"며 돌연 수용
  • ▲ 성신학원이 지난 13일 성신여대 10대 총장으로 김호성 교수를 선임하자, 교수들은 '밀실 회의' 등을 지적하며 황상익 이사장 등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 성신학원이 지난 13일 성신여대 10대 총장으로 김호성 교수를 선임하자, 교수들은 '밀실 회의' 등을 지적하며 황상익 이사장 등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성신여대 교수 상당수가 이사회의 새 총장 선출 강행과 관련해 집단 반발하고 있다.  '밀실 회의' '날치기 선임' '코드 인사' 등이 재연됐다며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교수들은 새 이사장이 들어서자마자 총장 직선제 논의 없이, 곧바로 신임 총장을 선출됐고 이후 무분별한 인사 단행이 이뤄지는 등 대학 행정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사회와 새 총장은 교수들의 반발을 일부로 치부하며 보직교수 임명 등을 강행하고 있다.


    24일 '성신여대 총장직선제 촉구를 위한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학교법인 성신학원은 새 총장으로 김호성 교수를 선출했다.

    애초 교수들은 총장 직선제를 추진키로 하고 학교법인 총장공모에 응했던 2명이 사퇴했었다.

    문제는 지난달 29일 황상익 이사장이 취임한 뒤 불거졌다. 황 이사장은 추석 연휴가 지나자마자 직선제를 주장했던 김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하고 곧바로 보직교수 교체에 들어갔다.

    총장직선제에 대해 상당수 이사들이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사정을 잘아는 김 총장도 "임기 4년을 다 안채우고 내년 6월까지 민주적인 총장후보선거제도를 마련해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단단히 틀어진 반발 교수들을 달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총장직무대행을 맡았던 최민자 교수는 '성신 구성원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메일을 통해 "(총장직대 임명에 대해) 이사장께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임명에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하시고 일부 이사들도 같은 의견이라고 했다. 이에 '정관 규정에 따라 의사회 의견이 필요하지 않다'고 정당성을 충촉시켰다. 총장직대 교체 시도가 실패하자 이사회에서 총장을 전격 선임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 총장 선출은) 지난 11일 이사장과 면담에서 성신 구성원 대다수가 총장 직선제 선임을 희망하고, 전체 교수회의를 소집해 이사회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뒤여서 충격이 컸다. 파행적 총장 선임으로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하게 되어 성신 구성원에게 대단히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성신교수회 공동회장을 맡았던 김 총장도 처음에는 간선제가 아닌 직선제를 요구해왔던 터라 일부 교수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크다.

    성신여대 교수 비대위는 "연내 총장직선제 실시가 논의되던 중에 교육부 파견 임시이사들이 느닷없이 총장을 선임하고, 자칭 교수회 소속 핵심교수들로 보직처장들을 바꿨다. 이어 직원 강등 발령, 특별승진 잔치를 벌였다. 성신여대를 혼란에 빠뜨리고 구성원을 농락한 당사자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직을 맡았었던 한 교수는 "신임 총장이 백만분의 일이라도 진정성을 인정 받기 위해서는 올해 12월 중순까지 직선제에 의한 민주 총장 선출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보직 인사는 최대한 자제해야 하며 특정 세력끼리 보직을 나눠 먹는 치졸한 행위를 말아야 한다"고 힐난했다.

    처장을 지낸 A교수는 "밀실 총장 선임의 중심에는 황상익 이사장이 있다. 추석 연휴 전 구성원의 민의가 반영되어야 함을 강조했지만 아무런 알림 없이 졸속으로 쫓기듯이 총장선임을 강행했다. 치밀히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인 것밖에 볼 수 없다. 비민주적, 야만적 날치기, 밀실 총장 선임이 이뤄지자 속전속결로 보직 인선을 마쳐 '자리 밀약'을 추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 총장 선출 잡음이 계속되고 있지만 황 이사장이나 성신학원 이사진은 어떠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B교수는 "우리 학교는 이사진 갈등으로 임시이사가 나온 것이다. 그동안 정부사업이 유치되는 등 다양한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임시이사진의 편향성이 심각하다. 김호성 총장과 특정 단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인물도 있다. 사전에 짜고 밀어 붙여 일방적으로 새총장을 결정한 것 자체가 문제가 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C교수는 "이사회가 대학 행정에 대한 횡포를 부리고 있다. 앞으로 이사회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부분에 두려워하고 있다. 이전 이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다. 막대한 힘을 가져도 절차는 거쳤다. 새 총장이 나간다고 했는데 사표를 미리 내 공탁을 하는 등의 행동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교수회의는 다음달로 연기됐다. 이번 학기에는 총장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총장 취임 후 3일만에 보직교수들을 갈아치우고, 직원 평가 없이 수십명을 강등시키면서 자기편은 특진시켰다. 교수들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할 정도다. 이사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다.

    비대위 구성한 교수들은 황상익 이사장, 김호성 총장 등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현 임시이사 중에는 김호성 총장이 과거 활동을 통해 알고 지낸 이들을 왔다는 말을 했다고 학내에 소문이 퍼졌다. 한 이사는 정부 교육 정책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총장 해임, 관련 이사 사퇴를 강력 촉구한다. 책임을 회피할 경우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문제 제기에 대해 황 이사장은 "실체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교수비대위의 성명에 대해서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