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의존 사립대, 투자 적어
  • ▲ 국공립대의 대학 도서관 장서 보유·예산 규모가 사립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 국공립대의 대학 도서관 장서 보유·예산 규모가 사립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국공립대, 사립대 간 대학 도서관 운영 규모가 2배 가까이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대학도서관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일반대, 전문대 도서관의 학생 1명당 도서자료 기준이 마련됐지만 3분의 1가량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9일 대학알리미에 최근 공시된 '장서 보유 및 도서관 예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전국 4년제 대학 중 국공립대 31개교(국립대법인 포함)의 도서자료는 평균 113만8264권인 반면, 사립대 154개교는 평균 64만8473권으로 국공립대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연간 자료 구입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해 사립대는 1개교당 약 10억1천만원을 지출, 국공립대는 평균 19억4천여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한 대학은 서울대로 502만8282권을 기록, 자료 구입비로 108억7천여만원을 지출하면서 연세대(98억3234만원)·고려대(74억4101만원)·한양대(65억8803만원) 등보다 지출 규모가 높았다.

    한국체육대, 한경대, 안동대 등 국립대 6개교의 자료구입비는 2억~4억원대로 적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인 제주국제대, 창신대, 케이씨(KC) 등 30개교는 1억원 미만의 예산 지출로 자료 구입에 인색했다.

    대학구조개혁 최하위 등급을 받았던 서남대, 한려대는 예산이 아예 없었고 내년 2월 폐교 예정인 대구외대, 한중대는 각각 127만원, 620만원을 자료 구입비로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관 자료 구입을 두고 사립대가 국공립대보다 적은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로 등록금 동결, 학령인구 감소, 스마트폰 보급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이다.

    A대학 관계자는 "학령인구 및 정원 감축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줄어들고, 수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으로 도서관 자료 구매를 하더라도 큰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B대학 측은 "국공립대의 경우 국가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지만 사립대는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전자서적을 보는 학생이 많아 도서관을 찾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필요한 자료 구입을 소홀히 하지 않지만, 재정이 열악한 대학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학 교육 및 연구 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도서관진흥법이 2015년 3월 제정됐고, 대학도서관법 시행령에서는 일반대의 경우 학생 1명당 도서자료는 평균 70권 이상, 전문대는 30권 이상 확보하도록 규정했다.

    1명당 도서자료 수 기준과 관련해 일반대는 1개교당 109.8권, 전문대의 경우 평균 36.4권인 것으로 집계됐지만 전체 대학의 30%(일반대 70개교, 전문대 49개교)는 규정을 준수하지 못했다.

    전체 재학생 수에 도서자료 수를 나눈 학생 1명당 도서자료 기준은, 장서 보유가 적을 수록 평균 수치가 낮아진다. 각각 8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C전문대와 D전문대의 경우 인원은 비슷하지만 도서자료는 8250권, 12만652권으로 1인당 자료 수는 9.6권, 138.4권으로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대학 도서관 진흥을 위한 관련 규정은 있지만 기준을 준수하지 않더라도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향후 규정 미준수에 따른 규제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학술진흥과 관계자는 "대학도서관법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도록 대학이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립대의 경우 재정적으로 어려운 대학이 있어 자료 구입비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자료 기준 충족 여부에 대해선 내년 9월까지 유예를 뒀다. 갑자기 기준이 마련돼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에 대학도서관법 제정 후 3년간 대학 현황을 파악한 뒤, 규제 여부에 대해 조사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