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연계율 70%대 유지… 첫 영어 절대평가 9월 모의평가보다 쉬워정시 전략 반영비율 살펴야
  •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 진행된 가운데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이동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응시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 진행된 가운데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이동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응시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진 피해로 연기됐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 시행된 가운데 전년도 수능과 비교해 국어와 수학 가형은 비슷한 수준으로, 수학 나형의 경우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처음으로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영역은 작년 수능과 비슷했고, 지난 9월 수능 모의평가보다는 쉬운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전년도 수능처럼 국어, 수학, 영어는 신유형, 고난도 문제 등을 통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여 '불수능' 가능성도 예상되지만 절대평가 영역 반영비율이 대학별로 달라 이에 따른 정시 전략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국어 영역의 경우 난이도가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신유형 2~3개 문제, 고난도 2문제 풀이 결과에 따라 상위권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진 동대사범부속여고 교사(대교협 상담교사)는 "이번 수능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를 구성했다. EBS 연계율은 70%대를 유지했고 새로운 경향의 문제는 2~3문제 출제됐다. 독서 영역에서는 41번을 가장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영혜 서울과학교 교사는 "21번의 경우 EBS 미연계, 교과수 미수록됐다. 이육사 시가 상징성이 강해 학생들이 어려웠을 것이다. 독서는 변별력 있는 문제가 나와 체감난이도가 있었고, 문학은 어렵지 않았지만 미연계 자료가 나와 어려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입시업체들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다양한 소재, 지문 등이 활용되면서 고난도 문제 풀이에서 수험생은 다소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국어 독서는 지문 자체가 평이했지만 최상위를 변별하는 문항이 곳곳에 배치돼 보기제시형 문항이 어려웠을 것이다. 화법과 작문에서는 지난 모평과 마찬가지로 복합 지문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정용관 커넥츠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전년도 수능, 올해 6∙9월 모평의 문제 형식과 유사한 면이 많다. 독서가 올 6월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3개 지문 중 2개 지문이 어려워서 독서에서 등급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수학 가형은 지난 9월 수능 모평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 나형의 경우 6월과 9월 모평을 통한 대비가 상위권을 가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수학 나형은 전년도 수능보다 살짝 어려웠을 것이다. 신유형이 21번, 30번이었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느냐가 상위권을 변별할 수 있다. 전체 문제 중 고난도 4문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1~3등급이 풀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모평을 잘 이해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었고 추론을 잘해야만 가능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손태진 풍문고 교사는 "수학 가형 고난이도 문항은 21번, 29번, 30번 문제였다. 30번 문제의 경우 학생들에 따라서 접근 방식에 따라 다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체감난이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 2018학년도 수능 국어·수학 ·영어 문제지.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 2018학년도 수능 국어·수학 ·영어 문제지.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상위권 변별 문항을 풀이하는 과정에서 시간 배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학 가형은 기출 문제를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변별력을 갖춘 문항 출제로 시간 분배를 적절히 하지 못한 수험생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 모평 난이도와 비슷한 흐름이 수학 나형에서 나타났다. 29번의 경우 수월하게 출제돼 상위권을 변별하는 문제는 21번, 30번으로 압축될 거 같다. 30번은 시작하기 용이했으나 마무리 짓기가 까다로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절대평가로 처음 실시된 영어 영역은 무난한 난이도를 유지하며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종한 양정고 교사는 "9월 모평에서 영어가 어려워서, 그동안 영어 공부에 집중한 수험생은 무난하게 풀이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신유형은 없었다. 영어 영역은 빈칸추론 문제가 어려운데 해석 능력을 가진 상위권은 오답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무난한 시험이라고 여겨지지만 변별력을 갖추려는 부분이 있었다. 빈칸추론 4문항 중 3문항은 EBS 비연계 문제로 출제됐다. 어느정도 변별력을 갖추려는 장치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번 수능 영어는 9월 모평보다 다소 쉬웠지만, 재수생 합류 등으로 1등급 비율은 수능 성적이 발표된 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이다. 지난 9월 모평에서 영어 1등급은 5.39%를 기록한 바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 9월 모평에서 어렵게 출제된 점을 감안할 경우 쉽다는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영역은 대폭 쉽다고 예상할 수 없어, 전년도 수준에 맞춰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수능은 전반적으로 변별력을 확보한 시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영어 절대평가가 정시 지원 전략에 중요한 요소로 꼽힐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비교적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한 수능이다. 처음 실시된 영어는 국어와 수학과 달리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지만 절대평가 특성을 충분히 갖추면서 평가도구로 기능을 확보한 부분이 있다. 수험생은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대학마다 영역별 반영비율이 달라졌다. 이를 고려한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