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입학금 폐지를 두고 교육부가 일반대의 단계적 추진 방향 발표했지만, 전문대·사이버대는 향후 논의에 나서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데일리DB
    ▲ 입학금 폐지를 두고 교육부가 일반대의 단계적 추진 방향 발표했지만, 전문대·사이버대는 향후 논의에 나서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데일리DB


    일반대 입학금 폐지가 내년부터 4~5년간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전문대, 사이버대는 구체적인 논의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대 입학금은 일반대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책정됐다. 다만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5년 뒤 일반대보다 높아지고, 재정 지원이 없다면 입학금은 신입생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전문대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학교들이 난색을 보이면서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교육부는 전국 4년제 사립대 입학금 폐지에 대해 대학·학생·정부 간 협의를 거쳐 징수액 규모에 따라 4년 또는 5년 간 단계적으로 80%까지 인하하고, 입학 실소요비로 남겨진 20%는 재정지원으로 보전하는 방향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분석한 4년제 사립대 156개교의 입학금은 평균 77만3천원이다. 이번 합의로 단계적으로 인하가 이뤄지면 사립대 입학금은 2021~2022년에는 10만원 중반대로 낮아지고 정부가 나머지 20%를 지원, 학생 부담은 사라지게 된다.

    이와 달리 사립 전문대, 사이버대의 경우 축소 또는 폐지 방향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교육부 대학장학과 관계자는 8일 "전문대는 관련 부서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사이버대의 경우 입학금 폐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체 사이버대 21개교, 전국 137개 전문대 중 95%는 사립대다.

    현재 사이버대 입학금은 대부분 20만~30만원으로 책정돼 일반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4~5년 간 일반대 입학금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 사이버대 입학금은 오히려 높아지는 현상을 겪게 된다.

    A사이버대 관계자는 "향후 입학금 폐지와 관련한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정부 재정 지원이 있을지도 아직 모르는 상황이고, 축소하더라도 결국 학생이 부담해야 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서서히 논의가 될 거 같다"고 전망했다.

    사이버대 협의체인 한국원격대학협의회는 "원대협에서 입학금 폐지와 관련해 각 학교별로 의견을 들어보고 있다. 몇몇 사이버대는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내년 초 입학금과 관련한 논의가 공식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부분에서 사이버대는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문대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올해 전국 사립 전문대 입학금 총 수입 규모를 분석한 결과, 전체 등록금 수입 2조6891억원 중 입학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1340억원)로 나타났다.

    전국 일반 사립대 등록금 총 수입 중 입학금 비중은 3%인 것을 감안하면, 전문대 입학금은 큰 재원이기 때문에 폐지 시 재정 악화로 내실 있는 교육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문대교협은 우려했다.

    올해 정부 재정지원사업 지원 규모를 보면 일반대는 1조6223억원, 전문대는 3599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립 전문대 평균 입학금은 64만원.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에 따른 정원 감축, 등록금 동결 등으로 대학 운영에 어려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 재정지원도 미흡해 입학금 폐지 시 재정난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입학금이 폐지되면 전문대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재정지원이 이뤄진다면 가능할지 몰라도 어느 정도 적정 수준이 될지 두고 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전문대교협 측은 "교육부도 고민하는 부분이 있는 거 같다.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입학금 폐지 여부를 놓고 교육부는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전문대와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전문대정책과 관계자는 "전문대가 열악하다는 부분을 알고 있으며, 입학금 폐지를 당연히 반대하리라 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향후 전문대교협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