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호황에 1년새 ‘반토막’ 공모주펀드 설정액하반기 대형 공모주 선전에 수익률 조금씩 기지개
  • 올 들어 대어급 신규 상장사가 늘어나며 공모주펀드의 수익률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은 아직 저조한 상황이다.

    공모주펀드는 신규 상장하는 공모주의 청약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의 일종으로 청약이 없을 때는 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자금을 운용하는 상품이다.

    상품에 따라 투자 비중은 다르나 기본적으로 상장 후 기업의 주가가 오를수록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일 현재 기준 공모주펀드 총 설정액은 2조178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1일 4조9764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5조원대를 넘어섰던 공모주펀드는 올 들어 지속적인 환매가 늘어나면서 설정액이 급감했다.

    지난 2015년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았던 공모주펀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증시의 호황이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코스피가 오랜 박스권을 벗어나고 코스닥도 10여년 만에 800선을 넘나드는 흥행을 보이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더 큰 수익률을 얻기 위해 펀드를 환매하고 직접투자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모주펀드를 아예 철수시킨 운용사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출시한 공모주펀드 ‘한국투자e단기채공모주펀드’가 저조한 수익률로 흥행에 실패하자 최근 해당 펀드를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당분간 공모주펀드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침체된 공모주펀드는 올 하반기 들어 대어급 IPO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부활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생겨나고 있다.

    지난 5월 ‘ING생명보험’, ‘넷마블게임즈’를 시작으로 지난 7월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난달 상장한 바이오 제약사 ‘티슈진’을 비롯해 9월에는 게임업체 ‘펄어비스’가 상장했다. 이달 9일에는 ‘진에어’까지 굵직한 공모주들이 줄줄이 상장했다.

    이들 중 셀트리온헬스케어, 티슈진, 펄어비스 등 일부 종목의 주가는 시초가 대비 크게 오르면서 공모주펀드의 수익률에도 다소 영향을 줬다.

    아직 평균 수익률은 3%대에 머물고 있지만 일부 공모주펀드의 경우 시중 예금금리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펀드닥터에 따르면 ‘키움공모주스마트채움플러스1C-F’는 8.42%, ‘이스트스프링단기국공채공모주알파C-F’는 8.37%의 1년 기준 수익률을 내고 있다. ‘흥국멀티플레이30공모주A-1’는 7.11%, ‘KTB스팩공모주(채권혼합)Ae’ 펀드는 6.20%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