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B증권, 1분기 실적 대폭 개선…효자 계열사 체면 살려신한證, 지주계열 증권사 중 유일 그룹 내 이익기여도 감소주식시장 활성화 업계 전반 도움…향후 금리 인하 시점 중요
  • ▲ 4대 금융지주 증권사 1분기 당기순이익 기여도 추이 ⓒ각 사 실적발표 자료(단위: 억 원)
    ▲ 4대 금융지주 증권사 1분기 당기순이익 기여도 추이 ⓒ각 사 실적발표 자료(단위: 억 원)
    국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잇달아 발표한 가운데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지주사 순이익 기여도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NH투자증권은 NH농협그룹의 순이익 중 35%가량을 책임지며 그룹 이익 체력을 유지하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4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주 순이익 기여도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4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는 올 1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한 2255억 원으로 집계,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에서 가장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1% 오른 2769억 원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1분기 호실적을 견인했다. 회사 측은 1분기 국내 시장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전 분기보다 개선된 1192억 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업금융(IB) 부문의 경우 여전채 대표주관 1위, 유상증자 주관 1위, 기업공개(IPO) 주관 2위 등 증권업계 최상위권 성과를 유지했다. 그 결과 1101억 원의 관련 수익을 내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실적 상승은 지주사 순이익 기여도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NH투자증권의 NH농협금융 순익 기여도는 34.6%로 전년(19.4%)보다 15.2%포인트 증가했다. 1년 만에 순이익 기여도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선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리스크 관리와 확보한 딜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증가한 1989억 원을 달성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784.46% 늘어 실적을 정상 궤도로 올려놨다.

    KB증권 또한 위탁매매 수익 확대와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가 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회사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21.7% 늘어난 1291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KB증권의 지주사 순익 기여도 또한 대폭 늘었다. 올해 1분기 KB증권의 KB금융지주 순익 기여도는 19.0%로 전년(9.4%) 대비 9.6%포인트 증가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 기대감에 따른 개인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확대되고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가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 ▲ ⓒ정상윤 기자
    ▲ ⓒ정상윤 기자
    하나증권 또한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올해 1분기 90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흑자 전환한 수치다. 이에 따라 하나증권의 하나금융지주 순익 기여도는 전년(7.6%) 대비 1.2%포인트 늘어난 8.8%로 집계됐다. 

    하나증권 측은 전 사업 부분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경우 파생결합증권 리그테이블 1위를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IB 부문은 전통 IB 중심으로 수익을 회복했으며 WM 부문은 고객 수 확대와 시장 호조로 수익이 확대됐다"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신한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7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6% 감소,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중에서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주 기역도 또한 유일한 역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신한투자증권의 신한금융지주 순익 기여도는 5.7%로 전년(8.6%) 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타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했지만, 자기매매 부문에서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뒷걸음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회사의 1분기 수수료수익은 191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으나, 자기매매 수익은 115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39.1% 감소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역기저 효과와 올해 시장 상황 불확실성에 따른 보수적 전략의 영향"이라며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 영향으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했으나, 과거 취급했던 인수 금융 자산에 대한 손상 영향으로 영업수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주식시장 내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다만 증권업 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감소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며 "시장 유동성 및 국내 수출 증가로 인한 기업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국내 주식시장에 활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지연에 대한 우려와 국내외 부동산 관련 리스크는 증권업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며 "당분간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가 나타나고 이미 주주환원 확대 기조가 자리 잡은 기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