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사드보복과 보따리상 위주 성장으로 롯데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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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과 경쟁사 확대 등에 따라 국내 점유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이 위기에 봉착한게 아니냐는 위기론도 부상하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실이 발표한 2017년 면세점별 연 매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롯데의 국내 점유율은 41.8%를 기록했다. 이 기간 신라(HDC신라면세점 포함)는 29.6%, 신세계는 12.6%를 기록했다.
12월 매출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신라와 신세계가 이 기간 분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의 점유율은 40%까지 하락하고 신라의 점유율이 30%를 돌파했을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 롯데의 점유율 하락은 연도별 면세점 사업자 시장점유율을 대입해 보면 그 하락새가 더 뚜렷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점유율은 2013년 52.3%, 2014년 50.8%, 2015년 51.5%, 2016년 48.7%를 기록했다. 지난해 40% 초반 때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이번 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롯데 1강 체제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천공항공사 측과의 갈등으로 롯데면세점이 기존 인천공항면세점에서 철수까지 고려한다고 밝히면서 롯데면세점의 점유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윤호중 의원실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1~11월) 호텔롯데 인천공항면세점의 매출은 1조211억원으로 이는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7.8%의 점유율이다. 만약 롯데가 인천공항에서 빠지게 될 경우 점유율 30% 때로 내려설 가능성이 높다.
롯데면세점이 점유율 급락을 거듭하는 사이 신세계의 점유율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013년 2.3%에 불과했던 신세계의 점유율은 2014년 3.1%, 2015년 3.8%, 2016년 7.8%, 지난해에는 (1월~11월) 12.6%로 수직 상승했다.
신라면세점(HDC신라 포함)도 평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3년 30.6%, 2014년 30.5%, 2015년 28.2%, 2016년 27.7%, 지난해에는(1월~11월) 29.6%를 기록했다. -
이같은 롯데면세점의 점유율 하락은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결정적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상반기 매출은 2조5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326억원에서 74억원으로 96.8% 급감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2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분기에 298억원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품을 구매해 중화권에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보따리상, 이른바 따이궁(代工) 위주로 면세점 매출이 증가했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2016년 국내면세점 총 매출 규모는 약 12조원이었던데 반해 지난해에는 11월까지 매출이 13조원을 넘어섰다. 금한령이 지난해 3월부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따리상'들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한 셈이다.
그러나 보따리상들의 경우 관광이 아닌 제품구매 목적으로 면세점을 방문하기 때문에 면세점이 몰려있는 강북지역을 방문하는 빈도수가 높다. 이 때문에 강남에 있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매출 신장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해(1~11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점유율은 3.9%, 롯데디에프리테일 보세판매장(코엑스점)의 점유율은 1.5%에 그쳤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21.8%, 호텔신라(장충점) 14.7%,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9.2%, HDC신라면세점 5.7%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으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롯데"라며 "금한령이 현재도 유지되고 있고 인천공항공사와의 갈등 등으로 롯데면세점 1강 체제가 올해 더 빠르게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맞다며 파훼법을 찾기 위해 내부에서 다양한 방법을 간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금한령이 시작된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고 보따리상 위주로 매출이 증가하는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 이라며 "이에 따라 보따리상들이 몰리는 강북권에 비해 강남권 면세점이 어려운 상황이다. 월드타워점과 코엑스점을 살리기 위해 VIP 관광객 유치 등 다방면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