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중소형사 ‘키움證’ 10위권까지 올려‘수수료 출혈경쟁’ 촉발 논란은 과제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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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으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선출되면서 첫 중소형 증권사 출신 협회장이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제4대 회장 선거에 총 회원사 241개사 중 213개사가 참석, 권 사장이 3명의 후보 중 68.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앞서 지난 1~3대 협회장으로는 모두 대형 증권사 CEO 출신 인사들이 선임됐다.

    초대 회장인 황건호 전 회장은 대우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을 거쳤으며 2대 회장인 박종수 전 회장은 당시 대형사였던 LG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를 거쳤다.

    황영기 현 회장도 2001년 삼성증권 대표이사를 거쳐 우리은행, KB금융지주 등 메이저 은행권 경력을 갖고 있다.

    권 당선자는 산업자원부 관료 출신이나 2000년 벤처붐을 타고 다우기술 부사장으로 벤처업계에 진입, 2007년부터 키움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2009년부터 키움증권을 경영해 왔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기준으로는 업계 최상위권이나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10위권대의 중견 증권사다.

    권 당선자가 다년간 벤처기업을 거쳤으며 온라인 기반 중소증권사를 중견사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는 만큼, 임기 내 중소형 증권사를 위한 정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실제 그는 회장 투표 전 마지막 발언에서 “업권별로 주요 과제를 추진하겠다”며 “대형사는 글로벌 증권사로 발전하도록 응원하는 한편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와의 경쟁 압박을 덜 수 있도록 관련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대형증권사들의 초대형IB 출범, 업계 경쟁 격화 등으로 중소형 증권사들은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더욱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수의 중소증권사들은 본업보다는 부동산 투자 등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중소 증권사들이 부동산 투자 외에도 수익 다각화로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관련 정책 개선,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 대상에 금융투자사를 포함토록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한편 권 사장이 키움증권 재직 시절 ‘무료 수수료’ 정책을 시작해 증권사 간 출혈경쟁을 유발했다는 비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무료 수수료 정책이 전 업권으로 확대되면서 결국 시장점유율이 낮고 자기자본 규모가 적은 중소형 증권사조차 울며 겨자먹기로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며 ‘제살 깎아먹기’를 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016년에는 사무금융노조 등 시민단체가 무료 수수료 경쟁에 나선 8개 증권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협회 주도로 수수료 제로 정책을 근절하고 증권사의 수익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권 당선자의 협회장 임기는 내달 4일부터 오는 2021년 2월 3일까지 3년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