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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KT는 강릉 올림픽파크서 '평창올림픽 5G 시범서비스 준비완료'를 선언했지만, 주최 측 직원들 얼굴엔 고심이 가득찬 모습이었다.
올림픽을 10여일 앞둔 상황에서 '준비완료' 행사를 개최, 어찌보면 회사 잔칫날과 다름없는 날임에도 경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KT 본사를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평창올림픽 5G 시범서비스 준비완료' 선언의 일환으로 진행된 '5G 홍보관' 개관 행사 직전에 관련 소식이 들려와 그 충격은 더욱 큰 모습이었다.
실제 금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KT 경기도 분당 본사와 서울 광화문지사 사무실에 수사관 20여명을 급파, 불법 정치자금 기부 혐의와 관련한 회계장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지난해 말 KT의 홍보·대관 담당 임원들이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왔었다. 경찰은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이를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수법으로 일부 국회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황창규 KT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 통신 관련 예상 배정과 입법 등을 담당하는 정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통신정보통신위원회) 의원들에게 기부금이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개관 행사엔 참석했지만, 포토타임 행사 외에는 어떠한 스케줄도 소화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행사가 끝난 후 취재진의 압수수색에 관한 질문엔 미소만 띤채 묵묵무답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개관식 직후 질의·응답 시간엔 황 회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으나,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만 참석해 취재진들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엔 이를 의식한 듯 주최 측인 KT가 취재진 측에 '행사와 관련된 질문만 해달라'는 요청을 해지만 압수수색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오 사장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 같다"며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KT가 평창 시범 서비스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재계 안팎에서 올림픽 이후 황 회장에 퇴진을 바라는 전방위 압박이 심화될 수도 있단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업계 전체가 관련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