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고밥점 푸드코트·노브랜드 중심으로 현지 시장 점검 나서철저한 준비로 1호점 성공적 안착… 고밥 인근에 2호점 오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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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베트남 1호점 고밥점 푸트코트 전경. ⓒ이마트
[베트남 호찌민 = 김수경 기자] 이마트 베트남 1호점 고밥점이 진출 2년여 만에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이마트의 해외 사업 전략 기지로 떠올랐다.
이마트는 경쟁업체에 비해 다소 늦게 진출한데다 한 개 점포만을 운영해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꼼꼼하고 철저한 사전 준비와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데일리경제는 최근 이마트 고밥점을 방문해 짧은 시간 안에 베트남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마트만의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마트는 다른 업체들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대부분 호찌민이나 하노이 시내 중심부를 공략하는 것과 달리 호찌민에서 차량으로 30분 이상 떨어져 있는 고밥에 1호점을 냈다. 고밥은 호찌민으로 출퇴근하는 맞벌이 부부들이 주로 거주하는 베드타운(Bed town)의 성격이 강한 곳이다.
이마트 베트남 법인 관계자는 "고밥은 인구가 70만~80만명 수준으로 이미 상권이 형성 돼 있는 지역이라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그게 적중했다"며 "점포는 1개 뿐이지만 호찌민 내에서 이마트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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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고밥점. ⓒ김수경 기자
이마트는 대표 색상인 '노란색'을 앞세워 다양한 홍보·마케팅을 펼치며 베트남 고객들에게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고밥점 외관부터 내부까지 '노란색'이 주를 이루며 쇼핑카트도 한국 이마트와 똑같은 것으로 공수해 들여왔다. 이마트만의 확고한 브랜드 차별점을 보여주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썼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평균 1만명, 주말에는 평균 1만7000여명의 고객이 고밥점을 방문하고 있다"며 "현지 신문이나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노란 이마트는 핫플레이스'라는 긍정적 이미지가 퍼지고 있어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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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고밥점. ⓒ김수경 기자
이마트 고밥점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푸드코트와 노브랜드이다. 김밥과 떡볶이, 어묵 같은 한국형 길거리 음식은 현지인들도 즐겨 먹는 이마트만의 특별한 먹거리로 자리잡았고 노란색 패키징이 특징인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는 품질이 좋은 한국산 제품으로 현지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베트남 현지인들 사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는 값이 조금 나가지만 품질만큼은 확실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어 이마트는 한국에서 생산한 노브랜드 제품을 베트남에 선보이고 있다. '노브랜드' 제품을 베트남으로 들여올 때 관세가 붙어 한국 판매 가격보다 1.5배 가량 비싸지만 향후 이마트가 점포를 추가 출점하고 물량이 늘게 되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중국에 진출해 해외에서 쓰라린 경험을 한 차례 겪었다. 이마트는 중국 진출 당시 '이마트' 대신 현지화를 위해 '이마이더(易買得)'라는 이름을 썼다. 현지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전략이었지만베트남에서는 현지 이름 대신 '이마트'를 그대로 쓰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에서 로컬라이제이션만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현지 소비자들에게 한국 브랜드로서의 차별화를 전달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베트남에서는 로컬라이제이션을 추구하면서도 이마트가 가진 한국 브랜드의 강점과 차별점,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 전략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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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마트 고밥점 사진.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13~17일 베트남에 머물며 고밥점에 방문해 현지 사업 현황을 직접 챙겼다. 지난 2015년 12월 말 고밥점 오픈 이후 처음으로 다시 베트남을 방문한 것.
정 부회장은 베트남에 다녀온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마트 고밥점 방문 사진을 올리며 베트남 시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고밥점을 방문해 전체 매장을 둘러봤으며 푸드코트와 노브랜드에 특별히 신경 써 줄 것을 현지 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빠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고밥 인근에 이마트 2호점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고밥 1호점이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고밥 내 아직 충분한 수요가 더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격적인 매장 확대 대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전략으로 차근차근 베트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이마트몰' 전용 앱을 개발해 '온·오프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베트남 시장에서 막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도 전략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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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기획특집 [베트남, 시장이 열린다]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