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 매출 두자릿 수 감소… 시청률 상위 뉴스가 차지탄핵 정국에 커지는 불안, 뉴스 시청 증가가 매출 감소 요인으로8년 전 탄핵 정국에서도 홈쇼핑 매출 감소 겪어
-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홈쇼핑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탄핵정국이 홈쇼핑 업계에 매출 감소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사태였다. 지난 2016년의 탄핵정국에서도 홈쇼핑 업계의 매출 하락이 두드러졌기 때문.업체 간 차이는 있지만 강도는 이전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홈쇼핑 업계 전반의 분위기다. 본격적 패션 상품 성수기를 맞이한 영하의 날씨에도 부진이 장기화 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17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주요 홈쇼핑사의 매출은 감소 일색이다. 업체별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두자리 수 감소까지 나타나는 것.특히 최악의 날은 계엄 이후 국회의 탄핵 투표로 혼란이 극대화됐던 지난 6일과 7일이다. 이날 일부 홈쇼핑 업체는 20%가 넘는 매출 감소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TV 시청인구만 보면 계엄사태 이후 오히려 늘었지만 문제는 홈쇼핑 시청률이다.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특성상 채널 재핑(zapping, 채널 전환)으로 인해 시청이 늘고 구매가 이뤄지는데, 계엄 사태 이후 시청이 뉴스에 집중되면서 홈쇼핑 시청률은 오히려 줄었다”며 “탄핵 가결 이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실제 시장조사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일은 상위 10개의 프로그램 중 4개가 뉴스였고 7일은 7개가 뉴스였다. 이는 탄핵 가결이 이뤄지던 지난 14일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당시 시청률 상위 10위권에서 뉴스가 5개 올랐다.프로그램 종료 후 광고가 나올 때 채널의 전환이 주로 전환되는데, 뉴스특보 등이 이어지면서 홈쇼핑 채널로 재핑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계엄 이후 불안이 커지며 뉴스 시청률이 높아진 것이 홈쇼핑의 매출에는 마이너스가 된 것이다. 탄핵 정국에 홈쇼핑 시청률을 뉴스가 삼켰다는 말까지 나온다.이런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홈쇼핑 업계는 두드러진 매출 하락을 겪었다. 배경도 비슷하다. 대규모 탄핵 집회가 뉴스 시청률이 급증한 것이 원인이었다.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이어질 탄핵 집회에 시선을 모으는 중이다. 지난 14일 여의도 탄핵 집회 이후 대규모 집회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향후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본격화된다면 8년 전 상황이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연말 성수기 수요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탄핵 정국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