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 1430원 안팎의 고공행진면세 가격 경쟁력 하락… 담배·명품 면세가 차이 거의 없어탄핵 정국에 외국인 관광객 줄까 우려도 높아져
  • ▲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뉴데일리DB
    ▲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뉴데일리DB
    면세업계가 탄핵 가결 이후에도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에 시름을 앓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급락한 원화가치가 탄핵 가결 이후에도 여전히 1430원을 넘나들고 있기 때문. 달러로 거래하는 면세점에서는 최근 환율 급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여기에 국내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 요인으로 여행객의 감소, 면세점 임대료 부담 등으로 불안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면세업계에서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울한 분위기다. 지금까지 면세점 구매의 강점이었던 저렴한 가격이 급등한 환율로 인해 사실상 가격경쟁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이상을 유지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았던 면세점 입장에서 최근 비상계엄은 그야말로 악재가 됐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1400원을 돌파한 환율은 이후 꾸준히 상승했고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1430원대를 유지 중이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면세점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면세점의 대표 상품인 담배의 경우에도 이미 편의점 판매가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 인기가 높은 KT&G의 ‘에쎄 체인지 더블’의 한 보루는 31달러에 판매돼 이날 환율 기준으로 편의점 판매가보다 1500원 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주력 상품인 뷰티제품이나 명품 브랜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일부 품목은 백화점보다 가격 경쟁력이 없다. 이 때문에 주요 면세점들은 일정 이상 상품을 구매시 할인을 제공하는 환율보상 행사를 진행 중이지만 근본적으로 환율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타격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는 최근 매출 감소로 고전을 피하지 못하는 면세업계에게는 그야말로 이중고가 됐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은 당장 높은 임대료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나마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아시아나항공의 2터미널 이전까지 면세점의 임대료를 여객당이 아닌 매출 연동형 영업료 방식으로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시름 놨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매출 연동형 임대료를 낸 올해에도 주요 면세점들은 일제히 영업이익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큰 고민은 최근 비상계엄에서 탄핵 가결로 이어지는 혼란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다.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일선 여행사에서는 안전에 대한 우려와 문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방문이 많은 광화문 등에 대규모 집회가 이뤄질 경우 명동 상권에 영향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면세업계는 “높은 환율과 소비침체에 최근 탄핵정국까지 겹치며 당분간 업황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