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30일까지 임단협 잠정합의 못하면 유동성 위기금호타이어, 30일까지 자구안 합의 없으면 어음 못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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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금호타이어 노조.ⓒ뉴데일리
    ▲ 금호타이어 노조.ⓒ뉴데일리

     

    한국지엠(한국GM)과 금호타이어의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사 모두 노조가 발목을 잡으면서 부도 또는 법정관리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파국으로 갈지, 극적 합의를 통한 정상화에 나설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과 금호타이어는 각각 오는 30일까지 노사간 임단협과 자구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파국을 맞을 전망이다.


    우선 한국지엠은 데드라인이 임박함에 따라 경영진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지난 26일 노조와의 비공개 면담에서 "정부가 4월 20일까지는 우리가 자구안을 확정해서 내놓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노사 임단협이 잠정합의에라도 이르지 못하면 기한 내 자구안 마련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자구안을 내지 못하면 정부나 산업은행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현재 처한 자금난 상황에서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즉, 임단협 타결 여부가 최대 분수령이 되고 있는 것이다. 비용절감을 통한 고통분담에 노조가 합의하지 않으면 부도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7200억원 채권 만기에 대해서는 GM에서도 산은의 실사가 마무리 될때까지 회수를 보류했기 때문에 차후로 미루더라도 당장 4월 6일에 성과급 지급이 문제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지난 28일 임직원들에게 “3월 말까지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4월 초 도래하는 각종 비용 지급을 위한 추가 자금 확보가 불가능한 사태에 이를 것"이라며 "현재 회사의 유동성 상황을 감안했을 때 추가 자금이 수혈되지 않는다면 4월 6일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을 포함해 각종 비용 지급이 불능 상태가 된다"고 강조했다.


    약 7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산은이 진행하고 있는 한국지엠의 실사가 4월 20일 마무리 되기 전에 성과급 지급도 못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4월 27일에는 희망퇴직 위로금 지급액 5000억원도 필요하다.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4월 20일 전까지 자구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임단협에서 비용절감이 합의돼야 하는 것이다. 합의가 안되면 산은의 지원도 받을 수 없고 GM의 신차 배정도 받을 수 없다. 때문에 GM과 한국지엠에서도 오는 30일까지 임단협 잠정합의라도 도출해낸다면 당장 4월 6일 성과급 지급도 가능하다며 노조의 합의를 요청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조는 아직까지 입장 변화가 없다. 지난 28일 임단협 7차 교섭을 위한 일정을 협의했지만, 노조는 회사의 제시안을 수용할 수 없고 자신들의 요구안에 대해서만 답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이라도 교섭이 재개돼 극적인 잠정합의가 이뤄진다면 파국을 막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는 여전히 평행선이라는 얘기다.


    금호타이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는 30일까지 노조가 회사의 경영정상화 자구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채권단 자율협약이 종료되고, 더 이상 채권만기 연장이나 자금 지원 등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결국 법정관리로 가서 청산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8일 “노조 반대로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투자가 무산되면 법정관리로 가는 기계적 절차만 남게 된다”며 “4월 2일 270억원의 어음이 돌아오면 부도처리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계법인의 감사의견도 '거절'이 나오고,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체 직원에게 해외 매각에 대해 찬성하는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해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는 여전히 해외자본 매각에 반대하며 돌연 인수 의사를 밝힌 타이어뱅크를 지지하고 나섰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30일에 광주공장에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청산가치(1조원)보다 존속가치(4600억원)가 낮기 때문에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 입장에서는 청산을 통해 1조원이라도 건지는 것이 나은 상황이다.


    타이어뱅크에 이어 미국 투자업체 S2C캐피탈은 지난 28일 금호타이어에 6억 달러 규모의 재무적 투자의견서를 산은에 전달했다. 산은은 현실성이 없다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이렇듯 한국지엠과 금호타이어 노조는 회사가 처한 최악의 위기 상황에도 '설마 망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고통분담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운명의 날에 한국지엠과 금호타이어 노조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