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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늑장 행정이 또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교육현장의 반복되는 사건사고에도 불구하고 대책은 늘 뒷북이다.
27일 교육부는 최근 논란이 된 장애 학생 성폭력 예방 대책을 11월께 발표한다고 밝혔다. 특수학교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먼저 하겠다는 입장이다.
사회적 이슈가 된 통학버스 질식사 관련 대책도 2학기나 돼야 마련된다. 고교 시험지 유출 대책도 두세달 뒤에나 나올 예정이다.
실태조사, 점검, 시범서비스 등 절차를 밟겠다는 이유지만 실상 같은 사고가 반복된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가하기 짝이 없다.경찰은 26일 강원도 태백의 한 특수학교 교사 A씨(44)를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수년간 장애 여학생 3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는 특수교사 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을 지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7일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에 다니던 4세 여아는 통학차량에 방치되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 아동이 차량에서 내리지 못한 사항을 인솔교사와 운전기사가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교사들은 미등원 사실을 한참 뒤에서야 알아차렸다.
최근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행정실장이 학부모에게 시험지를 건넨 사실이 드러나 경찰에 수사에 나섰고, 서울·부산 등에서는 중·고교생들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 시험지를 몰래 빼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잇따른 사건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그제서야 교육부가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장애 학생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장애 학생 인권보호 상설모니터단 자료'를 살펴보면 작년 1~7월 접수된 307건 중 성추행은 86건, 성폭행 등 33건으로 집계났다. 2015년 379건 중 성추행은 136건, 성폭행 등은 60건으로 절반 이상이 성폭력 사례였다.
지난 1월 충남의 한 고교에서는 교사가 시험지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고, 작년 11월에는 서울 B외국어고의 한 교사가 시험지를 빼돌려 영어학원에 유출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전북의 B고교에서는 학생이 시험지를 훔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해당 학교에서는 재시험이 치러지기도 했다.
2016년 7월 통학버스에서 갇혀 8시간이나 방치됐던 최모군은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고,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장애 학생 성범죄에 대해선 특수학교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전망 구축을, 시험지 유출을 막기 위해 시험지 관련 시설 등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 통학차량에 승·하차 여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운영과 더불어 안전교육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이 같은 대책은 모두 피해 발생 이후 나온 것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에 대한 안전 확보가 중요한데 사전 차단, 예방은 필수 요소임이 분명하다. 반면 정부는 가만히 있다 사건사고가 터지면 대책을 마련하려는 거 같다"고 말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도 "사건사고는 미리 예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 하지만 사전 차단이 가장 필요한 요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