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신규수주 위한 경쟁력 확보 위해 비상상황 불가피”희망퇴직 대상, 근속 5년차 이상 전직원
  • ▲ 현대중공업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일감부족으로 해당 사업부문 인력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오후 4시 노동조합에 ‘해양 유휴인력 조치방안’을 제시했다. 이 문건에는 희망퇴직 및 조기정년 신청 등이 담겨 있다.

    김숙현 현대중공업 해양사업 대표도 사퇴한다. 김 대표는 ‘해양사업본부 임직원 여러분께’라는 담화문을 통해 경영상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숙현 대표는 “신규수주를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비상상황이 불가피하다. 조직 대폭 축소와 희망퇴직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며 “나스르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듈이 성공적으로 출항한 기쁨 보다 해양야드에 일감이 없다는 것에 더 무거운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직원이 교육과 휴업 등으로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지만, 텅 빈 작업장 상황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며 “해양사업부의 미래를 위해 용단을 내리는 인원에게 조금이라도 많은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나스르 공사의 아부다비 해상작업과 과다 공사비 이슈가 해결되는 시점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공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낮은 생산성으로 수조원의 손실을 초래한 것에 현대중공업 임직원 모두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나스르 프로젝트를 끝으로 해양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해양사업본부의 마지막 일감이다. 지난 2014년 11월 수주한 이 프로젝트 이후 현대중공업은 45개월 동안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내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최근 이사회를 열어 온산해양2공장 매각을 결정했다. 유휴자산 매각 차원에서 온산공장을 정리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일감 전무에 따른 해양공장 가동 중단으로 해양사업본부에는 2600여 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했다.

    이 중 600여 명은 해양플랜트 시운전 및 사후 관리인력 등으로 올해 말까지 고용이 유지된다. 반면 나머지 2000여 명에 대한 유휴인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은 불가피하게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해양사업본부 인력에 대한 희망퇴직과 조기정년 신청을 접수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해양사업본부 소속 근속 5년차 이상 전 직원이다. 조기정년 대상자는 15년차 이상 근속자 중 만 45세 이상이다.

    노동조합은 회사 측의 희망퇴직 실시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해양 유휴인력 문제를 두고 노사 간 교섭이 진행 중인 가운데 회사 측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 등을 통보했다는 것.

    노조 관계자는 “해양사업본부 인력은 대부분 조선 부문에서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며 “한 사업부에 일감이 없다는 이유로 희망퇴직을 종용하는 것은 너무나 부당한 처사”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