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kg당 695원 vs 삼다수 1000ml 1348원중국산 덤핑 공세에 속수무책수출·내수 동반부진… 업계 "정말 힘들다"
  • ▲ 포스코에서 생산한 열연ⓒ김병욱
    ▲ 포스코에서 생산한 열연ⓒ김병욱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 가격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중국산 덤핑공세 속에 어느새 편의점 생수 수준까지 떨어졌다.

    31일 온라인 철강 쇼핑몰 스틸1번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철근 가격은 kg당 695원이다.

    열연 철판이 820원, H형강이 1070원, I형강이 1250원 등으로 대부분이 1000원 안팎에 형성돼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 '소비자24'가 집계한 이번 주 삼다수 500ml 1병의 가격은 674원이다. 

    철강 가격 폭락의 배경에는 무지막지한 중국의 '덤핑공세'가 결정적이다.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중국은 내수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물량을 헐값에 한국 등으로 밀어내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1~4월 중국 철강 제품 수출은 3502만 톤으로, 전년 대비 27% 급증했다.

    바로 옆 한국이 곧바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73만 톤으로, 전년 대비 29.3% 급등했다. 

    특히 중국산 '후판'의 공세가 거세다. 후판은 선박 제조에 쓰이는데, 지난해 한국의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121만 톤으로 전년 대비 4.4배 급등했다. 결국 한국은 지난해 중국산 후판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에 올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열강판 가격이 지금 톤당 70만~80만원으로 물보다 싼 상황"이라며 "매년 어렵긴 한데, 올해는 진짜 힘들다"고 토로했다. 

    국내 철강업계의 고전은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5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현대제철, 세아제강, 동국제강의 1분기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83.3%, 67.7%, 33.1% 줄어들었다.

    국내 건설 경기 부진 탓에 내수 마저 얼어붙고 있는 형편으로 철강업계의 보릿고개는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