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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시장도 금리경쟁에 불붙을 조짐을 보이며 저축은행의 정기적금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나란히 시장에 진입한 선두주자 한국투자증권과 후발주자 NH투자증권 두 곳만 라이센스를 보유해 당분간 안정적인 사업 전개 양상이 예상됐지만 한투증권이 선제 공격을 개시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연 3.00% 금리를 적용하는 '적립식 퍼스트 발행어음'을 선보였다.
발행어음 상품은 그동안 2% 초중반대의 금리를 유지해왔다.
한투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1호 상품을 연 2.3%(세전) 수준으로 선보인 이후 NH투자증권이 지난 7월 'NH QV 적립형 발행어음'을 출시할 당시 금리는 연 2.50%였다.
이에 따라 업계는 당분간 발행어음 시장 경쟁이 2개사에 한정돼 전개됨에 따라 양사 모두 안정적으로 속도조절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한투증권이 연 3%대 고금리를 앞세워 상품을 출시하자 NH투자증권과 본격적인 금리 경쟁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투증권이 이번에 선보인 상품은 1년 만기 정액적립식으로 월 적립금 최소 10만원, 최대 1000만원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은 1년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연 2.60%이다.
예금 예치 기간을 3년으로 늘려야 3%대 금리를 주는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발행어음은 발행사가 직접 발행하고 고객에게 원리금을 지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으로 적립식 퍼스트발행어음은 한투증권의 신용으로 발행되는 어음이다.
그만큼 한투증권은 3%대 발행어음 상품 출시와 운용에 자신감을 나타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6월 말 현재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판매액은 2조7364억원으로, 이는 지난해말 8527억원보다 1조9000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증권업계 전반적으로도 발행어음에 대해 시선이 우호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달 적금처럼 적립할 수 있으면서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 중도해지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정기적금과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며 "예금자보호대상은 아니라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유의할 부분이지만 증권사의 신용으로 발행되는 어음이기 때문에 안정성 면에서도 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발행사 입장에서도 발행어음은 운용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고, 단기적으로 IB 부문에서 활용할 자금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 경쟁을 통한 고객유치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한편으로는 투자처 발굴은 물론 수익성 확보가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판매 실적은 긍정적이지만 3호 사업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발행어음 시장은 파격적인 금리는 물론 소화 가능한 물량 모집과 운용 능력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