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시작으로 건조기·의류관리기 시장 개척...미세먼지 필터 개발서 사업영역 확장생활가전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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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에서 급격히 변하고 있는 기후와 미세먼지 등의 환경 속에 새로운 가전시장 개척에 한창이다. 공기청정기를 시작으로 건조기와 의류관리기까지 생활가전 영역을 넓히며 가전사업에서 또 한번 성장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미세먼지와 폭염, 길어진 장마 등의 환경변화가 급격해지며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정수기, 제습기 등의 새로운 생활가전 제품군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경쟁하고 있다.경쟁이 가장 달아오른 분야는 공기청정기 시장이다. 공기청정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주로 에어컨의 기능 중 하나로 활용했지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심각해진 최근 4~5년 사이 공기청정기능이 있는 단독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올해는 미세먼지와 공기산업에 특화된 박람회 '에어페어(Air Fair)2018'이 처음 개최되며 미세먼지를 없애고 깨끗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주는 공기청정기 시장이 가전업계의 한 분야로 당당히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었다.
한국공기청정협회가 주관하고 환경부와 교육부 등이 후원하는 이 행사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집은 물론이고 사무실과 학교 등 B2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공기청정기 단독 제품과 함께 미세먼지 필터가 적용된 시스템에어컨도 주로 선보인 제품군이다.공기청정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도 코웨이 등 중소 생활가전업체들이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앞서 공기청정기 등의 새로운 생활가전 시장에 뛰어들어 개척에 나섰고 지금까지도 기술력과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오히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같은 국내 중소 생활가전업체들의 뒤를 이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세먼지 사태가 해마다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예상보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게 되자 삼성과 LG에서도 관련 팀을 꾸리고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가전시장도 판이 커졌다.미세먼지를 거르는 필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며 공기청정기 외의 다른 생활가전제품으로 개발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신혼 필수 가전으로 새롭게 자리잡은 '의류관리기(의류청정기)'다. LG전자가 지난 2011년 '스타일러'라는 의류관리기를 처음 선보이며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해 올해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 출시로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의류관리기 시장은 이미 사업 8년차인 LG전자가 주도하고 있지만 LG전자와는 또 다른 기술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등장으로 내년 이후 판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 초 '코웨이 FWSS'로 의류관리기 시장에 진출한 코웨이도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주력제품 못지 않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의류관리기를 앞세워 3자 구도 대열에 합류했다.이미 북미와 유럽 등에서는 활발하게 판매되는 제품인 '의류건조기'도 국내 출시 후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국내 세탁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건조기 시장 진출 타이밍을 오래 전부터 고민해오다 최근 2~3년 사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역시도 미세먼지로 빨래 후 건조할 수 있는 환경이 녹록지 않아졌고 덥고 습한 여름과 장마가 길어진 영향이 컸다. 베란다와 야외 빨래 건조대 사용이 어려운 가옥 구조가 많아졌다는 점도 건조기 시장이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었다.건조기가 새로운 가전 분야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며 중소업체들의 시장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 공기청정기나 정수기, 소형생활가전 사업을 주로 했던 업체들이 대용량 건조기 출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 업체들은 주로 렌탈 방식으로 초기 진입 비용을 크게 낮춰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맞불을 놓고 있다.신 생활가전 3종으로 얻는 수익도 쏠쏠하다. 신가전 3종 시장에 상대적으로 일찍 뛰어든 LG전자의 경우 내수시장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고 올 하반기부터는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이 같은 신가전 3종의 해외진출 확대로 가전사업에서 매출 기여도를 키워간다는 방침이다.가전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백색가전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었던 가운데 생활가전 비중을 점차 키우고 새로운 생활가전 카테고리를 형성하는 것은 가전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다시 찾는 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