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구입 탓에 가계 여유자금 축소… 최저치 갈아치우나

주택 구입이 늘어나면서 가계의 여윳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10조원대 규모로 뚝 떨어지면서 통계 편제 이래 최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금순환 잠정치를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여유자금) 규모는 1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조9000억원)보다 찔끔 늘었지만 전 분기보다 5조9000억원 줄었다. 

가계가 지난 1분기에 이어 여유자금을 활용해 신규 주택을 구매하는 데 쓴 돈이 많았던 게 개선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자금순환 통계상 순자금운용은 경제주체가 부동산, 예금, 채권, 주식, 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금융기관의 대출금(조달자금)을 뺀 여윳돈을 말한다.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 다시 말해 조달자금(27조6000억원)은 전 분기에 비해 확대된 반면 운용자금(38조5000억원)은 축소됐다.

조달자금의 경우 금융기관 차입금을 중심으로 확대됐으며, 운용자금도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등이 확대됐으나 금융기관 예치금 등을 통한 규모는 축소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지속해서 부동산 투자가 늘어 가계의 여유자금이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투자가 많으면 대출 필요성이 커지므로 여유자금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여유자금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1분기 7조5000억원에서 2분기 13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정부의 여윳돈이 많아진 것은 총수입이 두둑해졌기 때문이다. 2분기 총수입은 123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2조원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비금융법인기업, 일반정부, 금융법인 등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결과 발생한 국내 부문의 총 순자금운용 규모는 14조원이다.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 모두 각각 3조1000억원, 3조3000억원 축소됐다.

이는 비금융법인기업 중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등 일부 공기업의 실적 부진 영향이 크다. 2분기 비금융법인기업의 여유자금은 전 분기보다 -5조5000억원 늘어 -1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6월 말 기준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8041조5000억원)은 전 분기 대비 57조원 증가했으며, 금융부채(5284조3000억원)는 80조6000억원 증가했다.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은 2757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23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 중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금융자산은 전 분기 말보다 14조7000억원 감소한 199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