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적십자사가 사용기한이 지난 혈액백으로 혈액제재를 만들어 환자에게 수혈한 것이 드러났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한적십자사의 혈액백 관리업무 소홀에 대해 질책했다.
혈액백은 혈액저장용기로서 혈액 응고를 막아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혈액백의 사용기한이 지나면 기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윤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대구·경북 혈액원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혈액백 관리업무 소홀 등으로 관련자 7명이 징계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5월 대구·경북혈액원에 근무하는 담당자 A씨는 포항센터에서 혈액백 1box(30개)를 청구 받고, 사용기한이 임박한 혈액백 30개를 출고했다.
포항센터는 혈액백 30개 중 사용기간이 지난 9개를 채혈에 사용했다. 나머지로는 27유닛(units)의 혈액제제를 만들어 이 중 10유닛은 요양기관에 공급돼 환자에게 수혈이 이뤄지고 17유닛만 폐기처분됐다.
윤 의원은 "정상적인 혈액백이라면 폐기처분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관리소홀로 혈액을 낭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포항센터는 지난해 10월 채혈 시 A씨로부터 출고 받은 혈액백을 사용하지 않고 같은해 9월에 입고된 혈액백을 먼저 사용했다. 채혈관련 물품 관리 지침 제8조에 따르면 제조번호나 제조일이 먼저인 것부터 유효기간 내에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담당자 A씨는 사용기한이 임박한 혈액백을 출고하면서 박스에 '우선사용'이라는 표시를 하지 않았다. 또한 포항센터에서 교환·이관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러한 혈액백 출고관리업무 소홀의 이유로 A씨는 관련 책임자와 함께 경고 처분을 받았다. 포항센터 근무자는 주의처분을 받았다.
윤 의원은 "소중한 혈액을 낭비했을 뿐 아니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이라며 "적십자사는 채혈물품 수량뿐 아니라 사용기한을 확인하는 점검절차를 엄격하게 마련하고, 선입선출의 원칙이 준수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