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지난 여름 후문 근무하는 여직원 근무환경 개선 직접 지시내부에선 양대 노조 기싸움 치열, 포스코인의 현명한 선택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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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를 여러 해 출입하다 보니 많은 얘기를 듣게 된다. 포스코 직원을 통하는 경우가 다수지만, 종종 센터에 근무하는 외주직원을 통해서도 내부 소식을 접한다.

    그 중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뒤 외주직원에게 보여준 작은 배려가 있어 하나 소개하려 한다.

    사실 이 얘기는 굳이 꺼내고 싶지 않았다. 포스코를 너무 호의적으로 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굳이 이런 일까지 알려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최근 생긴 포스코 노조가 사측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탄압을 받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최 회장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적어도 기자가 직접 전해 들은, 그리고 직접 본 최정우 회장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 생각했다.   

    때는 지난 여름이다. 올해는 유난히도 더웠다.

    대치동 포스코센터 후문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은 매년 여름이면 곤욕을 치른다. 근무위치가 밖이라 한여름의 강한 햇볕을 고스란히 받는다.

    머리 위로 에어컨이 설치됐다곤 하나 사방이 뚫려 있는 탓에 시원한 바람은 머리만 잠시 때릴 뿐 더위는 계속된다. 

    여름 어느날 최정우 회장이 퇴근하는 길이었다. 대기하던 차에 올라타려던 최 회장이 불쑥 후문 여직원이 근무하는 자리로 들어갔다.

    옆에 있던 직원들은 당황했다. 지금껏 이런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최 회장은 그 여직원에게 이렇게 더운데 어떻게 근무하냐고 물었다. 여직원은 당황만 할 뿐 아무말도 못했다.

    그 자리를 떠나며 최 회장은 그 여직원에게 약속했다. 근무환경을 당장 바꿔주겠다고. 그리곤 이튿날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여직원에겐 에어컨이 달린 독립된 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후 최 회장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신네들 딸이 저렇게 근무하고 있으면 마음이 어떻겠냐"라고.

    포스코센터에서 최 회장을 직접 대면한 여러 사람들은 최 회장에 대해 '주위를 살필 줄 아는 분'이라 평가한다. 호칭도 바뀌었다. 회장님, 회장님이라고 칭하는 모습에서 존경심이 묻어난다.

    이 소소한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최 회장은 묵묵히 자신이 내건 'WITH POSCO'란 가치를 실현해 가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여전히 내부에서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 주장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정우 회장이 있다고 지목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란 속담이 있다. 외주직원까지 챙기는 마음 씀씀이를 가진 대기업 회장이 노조를 탄압한다? 글쎄. 글쎄다.

    언젠가 포스코 직원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다. "사실 포스코보다 현대제철이 연봉이 더 많은데 현장에서 이직하는 직원은 거의 보지 못했다."

    그 직원은 "포스코 직원들은 박태준 회장님의 창업정신인 '제철보국'을 이어가려는 사람들이 꽤 많다. 당장 눈 앞의 돈 보다는 포스코인이라는 자부심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이 다수라 그렇다"고 답했다.

    최정우 회장이 내일이면 취임 100일째를 맞이한다. 이제 곧 포스코 청사진이 펼쳐질 시간이다.

    시기가 절묘하다. 내부에선 민노총이니 한노총이니 노조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노조를 업은 정치권은 포스코를 두고 적폐니 한계기업이니 떠들어대고 있다.

    자칫하면 흔들릴 수 있다.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포스코에 최대 리스크는 직원들 자신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제철보국'의 창업 정신과 '포스코인'이라는 자부심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