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달러 수요 흡수해 시장 변동성 완화 노려고환율 국면 속 650억달러 방어막으로 ‘완충 장치’ 가동현물환 매수 차단 효과 기대에도 구조적 약세 해소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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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넘나들며 고환율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의 대규모 외환스와프(외환스왑)을 연장하며 방어막을 다시 세웠다. 급격한 달러 쏠림을 완화해 외환시장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구조적 환율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과 65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왑 거래를 2026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현물환 매수 수요를 스왑 거래로 흡수해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환율 불안이 구조화되는 흐름 속에서 사실상 ‘상시 방어막’을 강화한 셈이다.외환스왑은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달러를 현물시장이 아닌 스왑 거래로 조달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이를 통해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달러 매수 압력이 유입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더라도 만기 시 전액 환원돼 보유액 감소는 제한적이라는 점도 당국이 강조하는 대목이다.최근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글로벌 달러 강세와 함께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투자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연간 수백억달러 규모의 해외자산을 운용하는 최대 플레이어다. 외환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환전 수요가 쏠리는 시점마다 변동성이 증폭된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당국은 이번 조치가 환율 급등 국면에서 심리적 안정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스왑을 활용한 환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 리스크를 낮추고 기금 수익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대응 여지도 열어둔 상태다.다만, 시장에서는 단기 진화책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재정·금리 여건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스왑 확대만으로 환율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외환스왑이 확대됐던 과거에도 환율은 대외 변수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반복했다.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스왑은 환율 급등 시 시간을 벌어주는 장치일 뿐, 원화 약세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수단은 아니다”며 “재정·통화 정책 신뢰와 성장 경로에 대한 시장 확신이 함께 뒷받침되지 않으면 방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