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문 전 부사장, '법무법인 양헌'을 대리인으로 선임검찰·변호인 측, 아직도 조 전 부사장 출석여부 파악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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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인은 언제 출석할 수 있나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공판을 마치기 전 재판부가 검찰 측에 어김없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재판 관계자들 모두가 궁금해 하는 사안이지만, 돌아오는 건 "아직 모른다"는 시원찮은 답변뿐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재판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 사건을 고발한 조현문 전 부사장의 출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고발한 당사자인 만큼, 증인으로 출석할 시 재판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현재 조현문 전 부사장은 법무법인 양헌을 대리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귀국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양헌 법무법인 관계자는 "조현문 전 부사장과는 저희 쪽 대표 변호사가 따로 연락을 하고 있다"며 "귀국 여부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진행된 5차 공판에서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은 "조현문 전 부사장의 변호인을 통해 그가 9월 초중순 귀국한다고 들었다"며 "9월 말 추석이 있어 10월 중 조현문 전 부사장의 증인신문이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 역시 조 전 부사장이 이 사건의 고발인인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증인신문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증인신청 이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검찰과 변호인 측 모두 조 전 부사장의 귀국 여부는 물론 거취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측은 현재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을 통해 조 전 부사장과 연락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9월 열린 공판에서 '고발인에 대한 증인 신문 기일은 아직 확정이 안된건가, 그쪽과 통화했냐'는 재판부 질문에 "간접적으로 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추석 전후로 입국할 것으로 보이는데, 당장 소환이 어렵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다음 공판은 11월 12일 오후 2시다. 이날은 이미 예정된 증인신문이 이뤄질 계획으로, 조 전 부사장이 출석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따라서 조 전 부사장의 증인 신문은 다음 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사실 공판 초반에는 조 전 부사장의 증인 철회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검찰은 네번째 공판준비기일 당시 "아직 조현문 전 부사장과 연락이 되지 않아 재판 과정에서 증인 철회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면서도 핵심증인인 조 전 부사장과 연락을 계속적으로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도 조 전 부사장의 증인 출석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효성은 이번 사건이 조 전 부사장의 '불순한 의도'에서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재판장에 나온다면, 고발인의 진술을 통해 직접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효성 측 변호인은 지난 첫 공판에서 "이번 건은 조현문 변호사가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사 지분을 피고인이 고가로 매입하도록 하기 위해 약점을 잡아 협박하는 등 홍보대행사 등과 전략을 수립해 고발하면서 촉발된 불순한 배경의 건"이라며 "51건을 고발했으나 대부분이 무혐의 처리됐으며 기소된 건은 4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현준 회장과 동생 조현문 전 부사장의 '형제의 난'은 지난 2013년 시작됐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과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나면서 물려받은 7%의 효성 주식을 일반 기관 투자자에게 팔이 치웠고, 이후 조 회장을 10건이 넘는 혐의로 고소했다.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증인 출석으로 효성의 '형제의 난'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조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고, 조 전 부사장 역시 효성 지분을 다 처리했기 때문에 다시 갈등을 불러일으킬 근거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효성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귀국했는지와 언제 출석할지 자세한 건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