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산부인과 병원인 제일병원 폐업 수순… 산모·신생아 감소에 ‘곡소리’전문대 2022년·4년제 2024년, 정원 부족에 3분의 1 폐교 위기
-
규모의 경제가 사라진다. 최근 사회현상 중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저출산으로 소비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연관 산업 역시 ‘도미노’처럼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4일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17년의 출산율은 1.052명이다. 이 기간 태어난 신생아는 35만7800명으로 2012년(48만4600명) 보다 26.2% 줄었다.1983년 출산율은 2.06명으로, 우리나라는 이때부터 저출산 국가에 진입했다. 2002년에는 1.13명으로 하락해 초저출산 국가가 됐다. 1일 평균 출생아 숫자도 2017년 980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명 이하로 감소했다.신생아 숫자가 변하며 그간 ‘규모의 경제’를 이끌어왔던 소비층도 크게 줄고 있다. 이로 인해 '저출산 세대'의 성장과정에 따라 의료부터 교육, 관광 등의 연관 산업이 잇따라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먼저 산부인과 병원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몇몇 병원들은 폐업까지 하는 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서울 중구 제일병원은 1963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산부인과 병원이다. 그러나 저출산 등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 휴원 상태로 병원 측은 법원에 회생을 위한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했다.또 서울 용산구 소화아동병원도 아동 환자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구조조정을 실시해 지난해 건물을 내놓은 상황이다.교육 분야에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 정원부족으로 대학에 ‘폐교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출생한 ‘저출산 세대’가 2년제 전문대의 2개 학년을 모두 채우는 2022년에는, 전문대가 95개교만 필요하다.현재 140여 곳에 달하는 전문대 중 3분의 1 가량이 정원부족으로 폐교 수순을 밟아야 한다. 또 2024년에는 190곳에 달하는 4년제 대학 중 70개교가 학생 숫자를 채우지 못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조 교수는 내다봤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저출산으로 관광 등 서비스업의 비중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 보다 먼저 저출산이라는 사회문제를 경험한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볼 때 서비스업 중에서도 관광 분야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전경련은 ‘고령화·저출산이 경제·산업·금융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저출산에 따른 가족 구성원의 감소는 생산성 하락을 야기함과 동시에 가계수입의 감소까지 이끌 것”이라며 “가정의 대표적인 지출항목인 관광에 대한 수요가 줄어 해당 분야의 시장규모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이진면 산업연구원 산업통계분석본부장도 가구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소비변화가 뚜렷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러 연구결과에 기초해 저출산이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