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 지분 매각설 우회 인정… "새로운 도전 나설 것"업계 "韓 게임 위상 하락 불가피"… 일각선 "생태계 변화 이끌 수도"
  • ▲ 김정주 NXC 대표. ⓒ넥슨
    ▲ 김정주 NXC 대표. ⓒ넥슨
    김정주 NXC 대표가 최근 불거진 넥슨 매각설에 대해 우회적으로 인정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향후 파장과 관련해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IP(지식재산권), 개발기술, 인력 등의 유출로 글로벌 경쟁력 상실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일각에선 침체를 맞은 게임 생태계에 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정주 대표는 넥슨 매각설과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줄곧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무엇인지, 저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늘 주변에 묻고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고민해 왔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안이 구체적으로 정돈되는 대로 알려 드리겠다"며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이번 매각 결정은 지난 1994년 넥슨 창업 이후 24년 만이며, 전체 매각 규모는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업계에선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인기 IP가 10년 넘게 흥행을 이어온 것과 달리, 최근 선보인 신작들이 연달아 흥행에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지분 매각의 핵심 배경으로 꼽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다수의 게임사가 수익 악화를 겪은 반면, 넥슨의 경우 신작들의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과거 인기 IP의 높은 성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사업성과 관련해 뛰어난 안목을 갖춘 김 대표 입장에선 현 시점을 매각 적기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입장문을 통해 사실상 매각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매각 이후 국내 게임시장 향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매각 규모가 상당한 만큼 텐센트, 디즈니 등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해외 기업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매각설이 불거진 후 시장 잠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팽배해진 것과 달리, 긍정적 방향의 생태계 변화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현재 모바일게임에 주력해 단기적인 수익만을 좇고 있는 국내 게임시장에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현재까지 다수의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비즈니스모델(BM)에 의지하고 있는 점에 비출 때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더 이상의 생태계 발전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외 기업에 인수될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그룹 내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국내 게임시장의 정체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게임 강국의 위상 역시 이제는 중국 등에 비해 초라할 정도"라며 "해외 자본에 의한 매각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실제 지각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국내 게임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