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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갈등을 이어온 은행권 노사가 새해벽두에도 분위기가 심상찮다.
노사협의가 접점을 찾은 곳도 있지만 극명하게 입장차가 갈려 파국으로 치닫는 곳도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저녁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야제를 연 뒤 8일 파업에 돌입한다. 3월말까지 5차례의 파업을 예고해 고객과 금융 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파업할 경우 지난 2000년 주택은행 합병 당시 파업을 벌였던 이후 19년 만의 파업이다.
이번 갈등은 임금인상률과 임금피크제 도입연장, 성과급 지급규모 등을 놓고 노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기본급의 30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지만, 사측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새 기준으로 마련해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KEB하나은행도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과 2018년 임금단체협상, 인사를 놓고 노사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28일 진행한 옛 하나은행과 외한은행의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안에 대해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1만54명 중 8762명이 참가해 찬성 47.1%, 반대 52.2%로 부결됐다.
여러 제도 중 급여 통합에 대한 조합원의 의견 불일치가 투표 부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지난해 말까지 제도통합을 이루겠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지난해 임금단체협상 논의도 남아 있다.
지난 4일에는 노조가 임원 인사에 대한 불공정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노조는 “그룹을 쪼개 부행장 자리를 만들고 급기야 경쟁 은행 대비 2배나 많은 부행장급 임원들이 탄생했다”면서 “부행장이 4명에서 10명으로 확대되는 등 이번 임원급 자리는 나눠먹기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28일 KEB하나은행은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부행장 6명이 신규선임돼 부행장 수는 4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전무 7명과 본부장 17명도 신규 선임됐다.
국민은행은 현재 부행장 4명, 전무 9명, 상무 5명 등 임원을 두고 있다.
국민‧KEB하나은행과 달리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달 임금단체협상에 합의하며 노사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