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째 '역대 최대' 강조한 '코리아그랜드세일' 17일 개최해외 관광객 대상으로 홍보 부족… 참여하고 싶은 콘텐츠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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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매년 ‘역대 최대 규모’를 강조하며 야심차게 시작한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올해 10회째를 맞았다. ‘2019 코리아 그랜드 세일’ 첫 주말인 지난 20일. 서울의 대표 쇼핑 관광지인 동대문·명동의 쇼핑몰을 찾아 직원들과 상인들에게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해 물었지만, 대부분이 관련 내용을 알지 못했다.되려 상인들로부터 “명동 거리는 평소에도 다른 지역보다 외국인들에게 할인을 많이 해주는 편이라 행사의 영향을 안받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잘 모르고 있고, 방문한 관광객이 SNS를 통해 알게 되는 것 같다”며 “행사 초반에는 많이 없지만 후반부에는 관광객들이 알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지난 17일 개막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위원회는 서울 청계광장 웰컴센터에서 ‘2019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행사를 열었다. 한국의 다양한 문화와 관광콘텐츠를 제공해 외국인 방한을 촉진하겠다는 포부다. 항공·숙박·쇼핑·뷰티 분야 등 909여개 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키웠다는 설명이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저절로 떠오른다. ‘그랜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자잘한 할인행사가 전부일뿐 매력적인 콘텐츠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 할인행사가 전부다. 홈페이지 안내공지를 클릭하면 항공권 할인, 면세점 화장품 로드숍 할인, 편의점 1+1 행사와 같은 행사쿠폰이 쭈욱 나열돼 있다. 이미 많은 세일을 접하고 있던 탓일까. 할인만으로 내·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긴 어려워보였다.정작 참가하는 업체들도 발품만 팔고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면세점의 경우 보따리상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이벤트나 할인행사는 사실상 연중 실시되고 있는 만큼 그랜드세일 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점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무엇보다 정부가 주도하면서 공문을 받은 업체들이 ‘눈치보기’ 식으로 행사에 참여하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까지 나온다.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도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물론 행사 기간 동안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코리아그랜드세일의 효과라기보다 최근 개별 관광객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정부주도의 대대적인 소비촉진 행사가 진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 세계적 축제로 꼽히는 블랙프라이데이나 광군절에 비해 부족한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불경기와 소비절벽,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이같은 시도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단,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업계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장점은 더욱 개발하고 미진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주요 업체들이 앞다퉈 ‘참여하고 싶은’ 축제가 될때 비로소 코리아그랜드세일이라는 이벤트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