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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내달 7일까지 개최되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서 냉랭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행사 자체의 정체성이 모호한 데다 전년과 비교해 행사 기간과 예산이 줄고, 기업들의 참여도 낮아 흥행 여부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코리아세일 페스타에 참여한 기업은 350여개로 지난해 446개와 비교해 100개가량 줄었다. 행사 기간 역시 10일(28일~10월 7일)로 지난해 34일(28일~10월31일)과 비교해 절반 이상 짧아졌다.
이러한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행사 축소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 및 기업 참여도가 높았음에도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코리아세일페스타는 341개 업체가 참여해 33일간 기업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12.5% 늘고 4분기 민간 소비 지출 역시 전년대비 0.27%p, 국내총생산(GDP) 0.13%p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반면 지난해 참여 업체는 100여개 늘어났음에도 매출액 증가 효과는 5.1%로 감소했으며, 민간 소비 지출도 전년보다 0.13%p, GDP는 0.06%p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업체와 행사 기간이 무조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행사 자체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것도 행사 기간 축소 이유로 꼽힌다.
성격이 비슷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는 민간 유통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행사로 참여기업들이 적극적인 할인정책을 유도한다. 하지만 코리아세일페스타의 경우 정부 주도의 행사로 기업에서 판매하는 제품 자체의 실질적인 할인율이 높지 않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백화점의 경우 기존 가을 정규세일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매출 신장 이유를 코리아세일페스타 때문으로 단정하기도 모호하다.
다만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알리기 위해 아이돌을 내세운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고, 기간을 줄이는 대신 단기간 참여업체가 한꺼번에 할인에 들어가기 때문에 파급력이 오히려 클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7일 코리아세일페스타의 개막을 축하하는 케이팝 공연에는 엑소(EXO), 레드벨벳(Red Velvet), 슈퍼주니어(Super Junior) 려욱 등이 참여했고 '샤이니'의 민호를 홍보모델로 위촉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실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은 기존 백화점 정규 가을 세일 행사와 겹치기 때문에 해당 행사로 유통업계 매출이 모두 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라며 "올해 역시 전년과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사실 기대감이 크지 않다. 다만 기간이 줄어든 만큼 단기간 매출은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