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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 맏형격인 포스코가 동부제철 경영권 이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출근길에 기자와 만나 "동부제철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회장이 동부제철 인수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부제철은 지난 7일 투자유치 공고를 내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보통주식 인수 및 경영권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 및 한국산업은행 M&A컨설팅실이 공동자문사를 맡았다.
채권단은 21일까지 국내외 인수 후보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았으며, 내달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비밀유지협약 때문에 참여 여부를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사들이 이번 입찰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가장 먼저 입장을 밝힌 곳은 동국제강이다. 동국제강은 동부인천스틸 등 동부제철에 그동안 큰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업황과 함께 회사 실적도 같이 악화되면서 동부제철 인수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동부제철을 인수하는 것은 도저히 여력이 없다"면서 "부산공장과도 시너지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사가 아닌 다른 업체로 매각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중국 등 해외 철강사들이 인수전에 참여했을 수도 있지만, 기술 유출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해외 업체로 넘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도 이러한 우려를 아는지 적합한 대상이 없으면 경영권 이전을 보류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사장은 지난 10일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도움이 되는 투자자들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라며 "중국 업체 등에 넘어가는 일은 우리 자체적으로 거를 것이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 재임 시절 동부제철 인수를 고려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2014년 동부당진발전에 관심을 보인 포스코에 인천공장과 함께 매각하는 패키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패키지 매각에 재무적 부담을 느낀 포스코가 최종적으로 거절하며 매각은 무산됐다. 이후 중국 바오산강철이 인수 의향을 보였지만, 기술 유출을 우려해 이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을 당진공장의 전기로와 동부인천스틸을 나누어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특히 2017년에는 이란 카베스틸에 당진공장 전기로 매각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대이란 제재로 최종 불발됐다.
한편, 최정우 회장은 3명의 외부인사 가운데 유일하게 결정되지 않은 통상 전문가 영입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예정대로 추진 중에 있으며, 2월 초가 되면 영입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첫 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3명의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신성장부문 부문장에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영입했으며, 신설된 산학연협력실장에는 박성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산업연구원 출신 장윤종 박사는 계열사 중 유일한 외부인사로,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직을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