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 시절과 180도 다른 분위기”… 사전 영업활동 본격화조선업계, 일감배분 기준에 셈법 복잡… ‘지난해 수주량·카타르 거래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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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공업
    조선 빅3가 카타르발 ‘잭팟’을 잡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규모 LNG선 발주가 현실화되면서, 경쟁사 보다 1척이라도 더 수주하기 위한 사전영업에 나서는 것.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LNG운반선 60척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LNG선 분야에서 수주경험이 많고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사에 발주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면서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카타르는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해상가스전인 ‘노스돔’의 라인을 증설해, 연간 LNG 공급능력을 7700만톤에서 1억1000만톤으로 43%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증설라인은 오는 2023년부터 생산에 나선다.

    그간 글로벌 LNG선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싹쓸이해왔다. 조선 3사는 지난해 전세계에 발주된 76척의 LNG선 중 66척을 수주했다. 카타르의 정식발주는 통상 선박 건조과정에 2년이 소요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 관건은 조선사별 물량 확보다. 조선업계는 과거 ‘초호황’ 시절에는 대규모 발주 시 일감을 나눠가지곤 했다. 일감포화로 선박을 건조할 공간이 부족해, 비교적 여유가 있는 조선소에 물량을 양보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관행이 사라졌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수주절벽으로 1척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조선 3사는 ‘잭팟’ 카타르 물량 확보를 위해 현지 관계자와 접촉하는 등의 물밑작업에 나서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도크가 부족해 일감을 나눠 갖는 관행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며 “조선 3사 모두 일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경쟁사 보다 물량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 LNG선 60척을 바라보는 업계의 셈법은 복잡하다. 카타르가 어떠한 기준으로 일감을 배분할지 가닥이 잡히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조선 빅3의 지난해 LNG선 수주량이, 카타르 발주량을 나누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조선사의 지난해 LNG선 수주량은 ▲현대중공업 30척 ▲대우조선 18척 ▲삼성중공업 18척 등이다.

    아울러 카타르가 21만㎥급 이상 대규모 LNG선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거 거래경험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카타르는 지난 2004~2007년 LNG선 21만~26만6000㎥급 LNG선 45척을 발주했다. 이 중 대우조선이 19척,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18척, 8척을 수주했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측의 구체적인 발주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큰 계획이 정해진 만큼 조선사 별로 실무진이 카타르 측과 접촉하며 수주활동에 나서고 있다. 오랜만의 큰 일감인 만큼 수주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