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라인 준공 이어 30조 추가 투자… 연말 2라인 완공 예정작년 집값 도내 최고 낙폭… 미분양 속출에, 입주물량도 2만가구 육박
  • ▲ 경기 평택시 고덕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 ⓒ연합뉴스
    ▲ 경기 평택시 고덕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 ⓒ연합뉴스
    경기 평택시의 부동산시장이 삼성전자의 잇단 대규모 투자에도 침체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집값이 급감한 데다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입주물량도 적체돼 있어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 이하의 매매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2라인은 11월말 준공될 예정이다.

    평택고덕산업단지는 전체 부지가 축구장 400개(289만㎡) 크기로, 2017년 7월부터 가동 중인 1라인을 포함해 총 4개 라인을 지을 수 있는 규모다. 이 중 평택 2라인은 30조원가량 투입돼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인 1라인과 비슷한 규모로 조성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평택 단지 건설 당시 일 평균 근로자 수 1만2000명을 투입했으며 완공 이후 추가 투자 등을 거쳐 지난해 상반기까지 유발한 생산효과는 166조원, 일자리 창출 효과는 44만명에 달했다.

    반도체 공장에 이어 LG디지털파크, 미군기지 이전 등 각종 개발호재를 앞두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경기 아파트값은 평균 3.66% 상승했지만, 평택은 7.25%로 하락하면서 경기 지역 중에서 가장 큰 하락율을 기록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아파트투유 자료 집계 결과 지난해 3월 분양한 '평택 소사벌 효성해링턴 코트'의 미분양가구는 전체의 42.7%인 191가구에 달했다. 같은해 4월 분양한 '더 맥심 험프리스'도 전체의 92.2%인 188가구가 미분양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평택의 미분양은 857가구로, 경기 전체 미분양 4968가구의 17.3%를 차지했다. 이는 1168가구를 기록한 안성시 다음으로 많은 물량이다.

    이는 개발호재들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데다 공급물량도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삼성 반도체공장, 수서발고속열차(SRT),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호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되면서 투자할 사람들은 다 했다"며 "핵심 지역인 고덕신도시의 대기수요도 많아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입주폭탄도 예고돼 있어 평택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올해 평택의 입주물량은 1만6708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9145가구보다 82.7% 많은 물량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입주를 앞둔 단지의 일부 분양권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입주를 앞둔 소사동 소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전용 72㎡(17층)의 분양권은 지난해 10월 2억6400만원으로, 같은해 1월 2억7880만원보다 1480만원 떨어졌다. 동삭동 소재 '평택 더샵 센트럴파크' 전용 74㎡(17층)의 분양권도 지난해 3월 2억5666만원에서 12월 2억4810만원으로, 856만원 하락했다.

    장재현 본부장은 "미분양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이뤄지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대규모 공장 준공 등으로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