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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본사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아 다시 노조 설득에 나섰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 그룹의 제조·공급 총괄을 맡고 있는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지난 21일 부산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고 22일 밝혔다.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전날인 20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부산으로 이동, 21일 오전 8시부터 약 10시간 가량 부산공장에 머물며 생산 현장의 주요 사항들을 점검했다.
특히 부산공장 내 조립, 차체, 도장, 파워트레인 등 각 공장의 세부공정 별 현장 책임자 및 중간 관리자들과의 간담회를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하며, 임단협 교섭 지연과 연이은 부분 파업으로 인해 회사가 직면한 상황에 설명했다.
모조스 부회장은 "현재 부산공장의 시간 당 생산비용은 이미 르노 그룹 내 공장 중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그 동안 부산공장은 생산비용은 높지만 생산성 또한 높았기에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 및 생산 물량 배정 경쟁에서 부산공장은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르노삼성의 미래는 임직원 본인들에게 달려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르노삼성자동차 협상 당사자들 간에 이번 임단협을 결론짓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르노 그룹은 과거 다른 국가들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풀어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 중 한 사례가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이다.
바야돌리드 공장은 2002년 29만대에 가까운 연간 생산량을 보였다. 하지만 2005년 들어 생산 차종의 판매 부진과 2009년 이후 유럽 및 스페인 경제 위기가 맞물려 1300명의 임직원에 대한 희망 퇴직을 실시하는 등 경영 위기를 겪었다.
당시 바야돌리드 공장 직원들도 많은 파업을 진행했지만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진정한 변화는 2009년 3년간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에서 시작됐다.
이후 바야돌리드 공장은 2017년 기준 25만대가 넘는 생산물량 중 92% 가까운 차량을 수출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좋은 공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모조스 부회장은 "조속한 공장의 정상화를 통해 르노삼성자동차와 르노그룹이 우리 협력업체들과 함께 한국자동차산업과 부산지역 경제 발전에 앞으로도 계속 기여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의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직원은 “오늘 간담회에서 들은 회사가 직면한 현실을 현장 직원들에게 잘 전달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해 직원들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며 “지금은 조속히 협상을 끝내고 미래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며, 우리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부회장님 설명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부산공장을 방문한 21일 오후 2시부터 2018 임단협에 대한 16차 본교섭이 한 시간 가량 진행됐으나 노사간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는 22일에도 주간조와 야간조 각각 4시간 부분 파업 진행을 예고했다. 22일 부분 파업 종료 기준 르노삼성 노조의 총 누적 파업 시간은 144시간(38차례)에 다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