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으로 일자리 지킬 수 없다" 쓴소리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6일 민영화를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대해 "투쟁으로는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조의 과격한 행동으로 대우조선 기업 가치가 훼손되고 조직이 와해되는 불상사가 없길 바란다"면서 "과격한 행동을 계속하면 협상은 없다"고 경고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달 현대중공업으로 인수되는 계획이 발표되자 파업 등을 통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본관을 향해 계란을 투척했다. 

    이날 노조는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부분 파업을 벌인데 이어 오는 27일에는 전체 노조원이 참석하는 상경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 회장은 "세상은 4차 산업시대로 가는데 우리만 석기시대에 살 수는 없다"면서 "(투쟁으로는) 기업 경쟁력이 제고되지 않고 일자리도 늘지 않고 오히려 반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호 불신에서 벗어나 노사, 지역경제, 협력사의 미래를 같이 열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고 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한국지엠 때도 노조에는 항상 열려있었다. 과격한 행동을 자제해달라"면서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역에도 얼마든지 내려갈 용의가 있으나 절대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부르지 말라"면서 "노조는 기업을 살려야하는 주체로 책임감을 느끼고 무엇을 내놓을 지 생각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회가 있으면 지역에 내려가 지역단체와 협력업체, 지자체장을 다 만나 설득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 민영화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흑자로 돌아섰다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약간의 변동 요인만 있으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조선산업 전체 수주 상황도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지금이 그나마 시장 상황이 좋아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합작법인의 해외 기업 경합 심사에 관해서는 "잠재 리스크로 충분하게 인지하고 있다"면서 "산은회장으로서 (민영화를) 마지막 미션으로 생각하고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 때는 수주잔량기준 세계시장 점유율이 21.2%에 달해 유럽, 일본, 중국 등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회장은 "20% 수준의 시장점유율이 기업결합을 불승인할 정도인지는 모르겠다"면서 "과잉경쟁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기업결합심사 통과를 단언하기 어렵지만 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물러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과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에 대해서는 "그분들의 역할은 끝났다"면서 "새 시대, 새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인 인물을 뽑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새 대표에 관해서는 "기업 경영에 유능하고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진 분이었으면 좋겠다"면서 "세계 1위 해운선사인 머스크의 CEO가 IT업계 출신인데 우리도 IT전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북경제협력 재개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벗어나서는 할수 없다"면서 "내일 모레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