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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노조와의 임단협 타결에 대표직을 걸었다. 결과에 따라 부산공장 존폐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노조와의 협상 타결을 최우선에 놓고 임한다는 각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시뇨라 사장은 지난 26일 오후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노조위원장 등 집행부와 만나 "다음달 8일까지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뇨라 사장이 데드라인을 내달 8일로 제시한 이유는 올 9월이면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끝나는데, 이후 신차 배정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날은 원래 임단협 제 17차 교섭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시뇨라 사장이 지난 25일 노조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교섭이 아닌 미팅 형식으로 진행됐다.
시뇨라 사장은 노조에게 "대표직을 걸고 임단협 타결에 임하고 있다"며 "기본급 인상 요구를 받아주면 나 역시 자리 보전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잦은 교섭을 통해 난관을 극복해주길 바란다"며 "8일까지는 꼭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전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시뇨라 사장이 추가안을 제시하겠다는 말은 안하고 일방적인 입장만 전하고 돌아갔다"며 "타결조건을 물어보길래 지난 2015~2017년 3년치에 대한 이익 보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뇨라 사장은 신차배정에 대해 말하면서 '협상을 끝내려면 빠른 시일 내 받아들여라'고 하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노사 양측은 지난해 6월 18일 임단협을 시작한 이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원 이상의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거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공장 전체 생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은 9월로 계약이 종료된다. 이후 물량 배정이 시급한데, 노사 갈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물량 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이 로그 후속물량을 받아내지 못하면, 부산공장 가동률은 절반으로 뚝 떨어지게 된다. 이 경우 구조조정은 물론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까지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수출한 로그 물량은 10만7245대다. 이는 회사 전체 수출의 78%, 전체 판매량의 47%를 차지한다.
사측은 조속한 타결이 이뤄져야 신차 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인상 없이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며 강경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물량 배정이 늦어지며 지역 내 불안감도 쌓여가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저녁 르노삼성은 르노삼성자동차수탁기업협의회, 부산상공회의소와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두 단체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진전 없는 협상과 27일까지 총 152시간에 달하는 파업으로 협력업체들과 부산·경남 지역 경제가 모두 큰 위협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르노삼성 한 협력업체 대표는 “르노삼성이 한번 파업을 할 때마다 우리 회사는 5000만원씩 직접적인 손실이 생긴다”며, “만약 3월 8일까지 임단협 결론이 나지 않아 향후 신차 물량 확보가 불투명해 지면 회사 경영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