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길에 올랐지만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만 유일하게 동참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달 10일 한국을 떠나 6박7일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국빈방문한다. 기업인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금융권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등이 순방에 참여한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참석하는 우리은행은 국내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26개국 430개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데 최근 캄보디아 WB파이낸스 법인은 동남아 차량공유업체인 ‘그랩(Grab)’과 손잡고 그랩 드라이버 대상 저금리 대출상품 선보였다.
올해 초 따로 동남아 출장을 다녀온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사절단에서 빠졌다.
신한은행에서는 행장 대신 정지호 부문장이, KB금융에서는 CEO대신 최창수 국민은행 글로벌사업본부 상무가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이 포럼은 오는 14일 양국 정부와 기업인 450여 명이 참석해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이번 순방길에 빠졌는데 순방국과 사업연관성이 낮아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EB하나은행은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에 별도의 영업망이 없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참석하지 않는다.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 금융권 CEO들이 대거 동행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신한은행 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 은행장,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은행장 등이 함께 했다.
지난 2017년 중국 국빈방문에는 4대 시중은행장을 비롯해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장 등이 총출동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 확장을 위한 경제사절단에 핵심 인사들이 빠지면서 기대했던 '민관' 시너지는 내기 어려워 보인다.
당초 금융위원회가 대통령 순방에 맞춰 캄보디아에서 별도의 금융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하반기로 미뤄진 점도 참여율 저조에 한몫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 비즈니스 포럼은 국내 금융당국과 금융권 수장들이 현지 금융당국과 금융사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다.
한편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금융권은 국민·신한·우리·대구·전북은행과 국민카드 등 1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