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회장 승진, 2015년 총괄사장 발탁 후 9년만정용진-정유경 남매 공동 회장 체제… 계열분리 공식화계열분리 교통정리 마무리 수순… 의정부역사·SSG닷컴 남아
  • ▲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신세계그룹
    ▲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신세계그룹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역사상 첫 2명의 회장 체제가 시작된다. 그동안 오빠인 정용진 회장은 그룹 전반을, 정유경 회장은 이중에서도 백화점을 경영하는 형태의 분업이 이뤄졌는데, 남매가 올해 모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대등한 남매경영에 나서게 되는 것.

    특히 이 과정을 통해 이마트 계열과 신세계 계열의 결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마트는 정용진 회장이, 신세계를 정유경 회장이 각각 나눠 계열분리하는 구조다. 

    3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2025년 정기인사를 통해 정유경 총괄사장은 회장으로 두 단계 승진했다. 2015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지 약 9년만이다.

    그의 승진은 어느 정도 점쳐진 바 있다. 지난 3월 정유경 부회장의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그룹의 총수는 여전히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지만 사실상 3세 체제로 넘어가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다만 그가 부회장을 건너 띄고 곧바로 회장으로 승진하게 되리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그동안 신세계그룹 안팎에서는 정용진 회장의 1톱 체제를 공공연하게 해왔기 때문이다. 정유경 회장은 이 중에서도 백화점 부문의 경영에만 참여하는 형태였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결별을 위한 첫 수순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측도 계열분리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정유경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며 “그룹을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실제 2011년 신세계를 대형마트 중심의 이마트 계열과 백화점 중심의 신세계로 분할한 이후 남매간 계열분리는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그동안 이마트 계열과 신세계 계열의 지분정리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을 남매에게 각각 나눠 증여했던 것이 주효했다.

    현재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의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 지분이 전무하고 정유경 회장은 이마트 지분이 전무하다. 이명희 회장이 각 계열사에 보유한 10%의 지분도 각 남매에게 증여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를 정점으로 신세계푸드, 조선호텔앤리조트, SSG닷컴, 지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코리아)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를 정점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디에프, 까사미아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다만 지분 정리가 남은 곳도 있다. 신세계의정부역사와 SSG닷컴이 대표적이다.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가 지분 27.55%를, 이마트 자회사 신세계건설이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다. SSG닷컴은 이마트가 지분 50.08%, 신세계가 지분 26.9%를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오너일가가 직접 보유하지 않는 만큼 남은 지분정리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 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가 계열 분리를 통해 성장의 속도를 한층 더 배가시킬 수 있는 최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