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사외이사 선임안 등 전체 의안 모두 반대 몽니2016년 1.81%→2.82%→3.09% 등 지분율 매년 늘려와 빈축 참여연대 입김 강화 속 사실상 짜고 치는 고스톱 연출 논란도
  •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오전 9시 인천글로벌캠퍼스 공연장에서 제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오전 9시 인천글로벌캠퍼스 공연장에서 제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
    국민연금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 등에 대해 딴지를 걸며 '감시자' 역할을 강화했지만 되려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된다. 

    스튜어드십코드를 통해 전방위 압박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기업 옥죄기라는 지적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오전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반대를 뚫고 전체 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삼성물산(43.44%)·삼성전자(31.49%) 등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주주가 75% 이상 의결권 있는 주식을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3.09%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반대 목소리를 내는데 그친 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3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높여왔다.  

    지난해 말 회계부정 논란에도 전년대비 지분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된 상태다. 지난 2016년말 1.81%(119만6229주)를 보였던 국민연금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율은 지난 2017년 2.82%(186만6355주), 지난해에는 3.09%(204만6888주)로 늘어났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5% 미만으로 세부 보유 내역은 6개월 이전까지의 정보만 공개하고 있어 구체적인 확인이 어렵지만 금융감독원이 특별감리를 통해 삼성바이오오의 과거 회계처리에 법 위반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지난해 5월 이후에도 주식 매수는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기금운용본부가 투자자산의 변동성과 손실위험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 있도록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식회계 등에 대해 책임을 물겠다며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전날 삼성바이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모두 반대 의결권을 행사키로 하면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높인 상황에서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기업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틀에 사로잡혀 무조건 적인 반대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국민연금 행보와 관련해 특정 시민단체 눈치보기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주도할 민간 전문가 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수탁자책임위를 출범했다. 수탁위는 횡령·배임 등 대주주 일가와 경영진의 사익 편취 행위, 저배당,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회는 주주권행사 분과와 책임투자 분과 등 총 2개 분과 14인으로 구성돼 있는데,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이 주주권행사 분과 위원에 소속돼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참여연대 출신의 입김이 워낙 큰 탓에 수탁위도 이 같은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다. 수탁위의 결정이 현실과 괴리된 채 여론과 동떨어져 집행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과도한 경영개입은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인천 송도 인천글로벌캠퍼스 공연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동중 이사 재선임안 등 5개 의안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의안은 △2018년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김동중 사내이사 재선임 △정석우·권순조 사외이사 재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