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급락에 경제성장률 전년 대비 0.3%p 하락 전망"메모리 수요 공백 심화"… 삼성,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반토막 우려
  • ▲ 자료사진.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19'. ⓒ연합뉴스
    ▲ 자료사진.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박람회 '세미콘 코리아 2019'. ⓒ연합뉴스
    한국 경제 성장세에 경고음이 켜졌다. 반도체 단가 하락과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의 여파로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서다. 이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어닝쇼크'를 기록할 전망이다.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2.7%보다 0.3%p 하락한 2.4%로 전망했다. 지난해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수출 부문 증가세 둔화가 성장률 저하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경연은 글로벌 경기하락에 따른 주요 수출 상대국들의 성장률 감소와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반도체 단가의 급격한 하락 등 전반적인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3.9%를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이 2.9%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잠정 집계한 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은 127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0% 감소했다. 국내 ICT 수출액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감소 폭도 △2018년 11월 1.7% △12월 10.1% △2019년 1월 18.3% △2월 19.0% 등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9% 감소한 68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단가 하락과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 둔화 때문으로 분석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 들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예상보다 시황 약세 폭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는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하강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상태다. 4Gb 기준 D램 현물가격은 지난해 10월 3.37달러 후 지속 감소하면서 지난달 2.89달러까지 하락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은 매출 35조5566억원, 영업이익 7조76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6%, 28.7% 감소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9380억원, 영업이익 4조4300억원에 그치면서 전분기 대비 각각 13.0%, 31.6%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 둔화와 공급부족 상황이 해소되면서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했다"며 "향후 IT 전반의 수요 둔화와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률 감소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반도체 시황도 좋지 않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공백이 예상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매출은 각각 52조6473억원, 6조6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4%, 23.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각각 반토막 수준인 7조9810억원, 1조875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6년 하반기부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올라 사상 초유의 호황을 맞았다"며 "이미 고점을 찍은 데다 재고가 어느 정도 쌓이는 등 수요 둔화까지 이어지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