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체코-폴란드 등 원전 수출 도미나 타격 우려미국, 원자력 기술 판매 비밀리 허가해 유리한 고지
  •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알 투와이즈리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기획부 장관이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차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 합의록 서명식'에서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알 투와이즈리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기획부 장관이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차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 합의록 서명식'에서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사우디 사로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 산업 다각화를 꾀하는 사우디와 경제협력을 통해 협력관계를 두텁게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이 사우디에 핵기술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자 우리나라도 강점을 살려 적극 수주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일 우리나라를 찾은 알 투와이즈리 사우디 경제기획부장관과 '제2차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열고 양국 에너지·경제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두 장관은 △제조·에너지 △디지털·스마트인프라 △역량강화 △보건·생명과학 △중소기업·투자 등 경제협력 5대 분야 40여개의 협력 과제를 점검하고 구체적인 성과 창출 방안을 논의했다. 

    성 장관은 "한국과 사우디의 비전 2030 협력으로 사우디는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해 자국의 산업다각화를 앞당기고, 한국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등 상호 윈-윈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알 투와이즈리 장관은 "비전 2030 협력은 지난 반세기 간 이어온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으며, 최근 주요 결실 중 하나인 비자 발급 간소화 조치와 다수의 협력 프로젝트는 정부 차원뿐 아니라 민간 분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120억달러 규모(한화 약 13조)의 사우디 원전 건설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에 관련된 협력 방안은 향후 논의키로 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사우디는 원전 건설을 위한 2차 예비사업자(숏리스트) 선정을 앞두고 있다. 

    애초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5개국 가운데 2~3곳을 추려 예비사업자를 지난달까지 결정하기로 했으나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원전 기술을 사우디에 판매할 수 있도록 비밀리에 허가한 사실이 공개돼 사우디 원전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판매인가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사우디 원전기업들과 예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사우디가 중동 내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고 원전 수주를 안길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원전 수출은 물거품이 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이 전면 중단된 상황서 체코, 폴란드 등 다른 국가들로의 원전 수출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2016년 "향후 20년 간 원자력발전소 16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첫 사업으로 올해 두 곳에 원전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