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의 공습 사상최대혁신·과감한 투자 필요
  • #직장인 한 모씨는 지난 2월부터 여름휴가 계획을 짜고 있다. 일년에 한번 돌아오는 긴 휴가로 유럽을 계획 중이다. 지난해엔 부모님과 유럽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한 씨는 "국내여행도 휴가철엔 엄청 비싸다. 조금만 더하면 해외를 갈 수 있는데 굳이.."라면서 "휴가철 뿐 아니라 일년에 3~4번은 해외 여행을 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인 김 모씨는 일주일에 2번은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구매한다. 수입맥주들이 다양하게 판매하고 4캔에 1만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수입 맥주는 4개에 만원으로 팔아 저렴하기도 하고 종류도 다양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 GS25에서 고객이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GS25
    ▲ GS25에서 고객이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GS25
    해외 브랜드들의 거침없는 공세에 안방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단순 먹거리를 벗어나 화장품, 패션 브랜드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해외 여행객 증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인해 새롭고 이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타격이 심한 분야는 식품이다. 맥주나, 과자 등은 값싼 가격으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국산 판매량을 앞지르고 있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자 수입액은 2008년 1억6572만8000 달러에서 10년 만에 4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총 4억5765만달러였다. 지난해 수입된 맥주 역시 지난해 3억968만달러로 2017년(2억6309만달러)보다 17.7% 증가했다.

    소비 패턴 역시 변화하면서 해외직구(직접구매)도 매년 성장 중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2018년 전자상거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는 3225만건으로 전년(2359만건)보다 37% 늘었다. 총금액은 전년(21억1000만달러)보다 31% 늘어난 27억5000만달러였다. 

    반면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 강자 대형마트가 위기에 봉착했다. 대형마트는 2015년 -2.1%, 2016년 -1.4%, 2017년 -0.1%, 2018년 -2.3% 등으로 매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나라 밖으로 한국인 관광객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나라 밖으로 한국인 관광객은 8.3% 늘어난 2869만5983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연스레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 금액이 21조원을 넘어섰다. 
  • ▲ 붐비는 공항ⓒ연합
    ▲ 붐비는 공항ⓒ연합
    이처럼 해외 브랜드의 전방위적 공세로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가 좁아져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거세다.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둔화와 맞물려 내수시장도 꽁꽁 얼어 붙어 소비자들의 닫혀 있는 지갑을 열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49(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4% 올랐다. 지난 2016년 7월(0.4%) 이후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3%였지만, 지난 1월(0.8%)과 2월(0.5%)에 이어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1~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0.5%)은 1965년 분기별 통계가 제공된 이후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장악해나가는 해외 브랜드의 공세에 안방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해외 수출에도 눈을 돌려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나가는 것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