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채권단 단 1원도 손실 안 돼" 강경 발언 쏟아최종구 금융위원장 "박삼구 경영 복귀, 시장 신뢰 못 얻어"
  • ▲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이 한 달 내로 결정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뉴데일리
    ▲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이 한 달 내로 결정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뉴데일리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이 한 달 내로 결정된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과 재무구조 개선 업무협약(MOU)을 한 달 유예하면서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아시아나항공의 관계를 끊어낼 시간을 부여한 것이란 시각이 많다. 

    박 전 회장은 감사보고서 사태에 책임을 지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충분하지 않다는 게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공통된 입장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현재 아시아나 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채권단 내에서는 MOU 연장이 확실한 자구안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제는 아시아나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할 만한 자산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현재 거론되는 자산으로는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개발,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이다. 이들 자산의 시장가치는 2천억원대에 불과하다. 

    아시아나가 올해 상환해야할 채무액이 1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대주주인 박삼구 회장이 내놓을 만한 사재는 금호고속 지분이 거론된다. 하지만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31.1%)의 대부분은 이미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박 전 회장의 사재 결단보다 경영 복귀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공식적으로 자산 매각이나 박 전 회장의 영구적 사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대신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채권단이 1원이라도 손실보면 그 전에 대주주(박삼구 전 회장)가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주주의 책임없이는 채권단이 손실을 보는 결정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동시에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 정상화를 위한 모든 책임을 다 한 뒤에야 채권단의 자금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아시아나 항공이 어려워진 근본적인 배경은 지배구조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상황 악화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지고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자구계획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박삼구 회장이 한 번 퇴진했다 경영 일선에 복귀한 적 있다"면서 "이번에 또 그런 식으로 된다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채권단이 금호산업에 압력을 행사에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유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향후 이사회의 배임논란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아시아나 정상화를 위한 대원칙이 일치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나가 채권단의 도움없이는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서 박 전 회장의 영구 퇴진, 사재 출연 등을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