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성과에만 연동해 보수받는 펀드 선봬높아지는 공모펀드 불신, 새 수수료정책으로 극복
  • 판매·운용보수를 포기하고 일정 수익을 내야만 성과보수를 받는 펀드 상품이 나왔다.

    공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산운용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를 없앤 공모펀드를 선보였다.

    'KB장기토탈리턴성과보수펀드'는 환매시 수익률이 8%를 초과했을 경우 초과수익금액의 20%가 성과보수로 부과된다.

    운용성과에 따른 성과보수만을 수취해 펀드가 손실이 나거나 운용수익이 8%에 미달하는 경우 운용사가 보수를 받지 않는 고객수익 우선 상품이다.

    배당수익을 재투자하고 박스권에 갇힌 주가지수에도 종목선정과 자산배분으로 일정 수준의 수익을 확보하는 토털리턴 전략을 통해 3년 수익률 20% 내외를 목표로 운용될 예정이다.

    납입금액의 1.2%를 선취하는 A형(연보수 0.045%)과 0.6%를 선취하는 A-E형(온라인 전용, 연보수 0.045%),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3년 이내 환매할 경우 환매수수료(1년 3%, 2년 2%, 3년 1%)가 징구된다.

    과거 공모펀드 가운데 운용보수를 낮추되 성과보수를 높여 받는 상품은 종종 출시돼 왔다.

    반면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제로화하고 성과만으로 보수를 받는 펀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일찍 환매하는 고객들의 환매 수수료를 높여 회사의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로 KB자산운용은 3년 이상의 투자를 권장하고 있다.

    조재민 대표는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의 부활과 장기투자 문화 형성을 위해 기본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다"며 "전문사모펀드에 비해 보수가 저렴하고 적은 금액으로도 누구나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공모펀드의 새로운 유형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상품이 공모펀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고수익을 추구하며 출시되는 펀드상품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추종 지수나 종목이 휘청거릴 경우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경우 역시 빈번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어나지만 정작 운용사는 주기적으로 수수료를 통해 배를 불려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았고, 이는 공모펀드 전반적인 불신을 야기해왔다.

    실제 2008년 말 130조원에 달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0년만인 지난해 말 기준 67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KB자산운용이 철저히 성과에 연동해 고객과 회사 모두 WIN-WIN 하는 구조의 상품을 출시한 것도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환매수수료 부담으로 신규가입을 꺼리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으로 환매수수료를 없애는 방안도 선보이는 등 시장의 활로를 모색하고, 수수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