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태림포장·전주페이퍼 인수 추진‘영업익 절반’ 산업용지부문 키우고 ‘전통’ 모태기업 되찾고한솔오크밸리, 회원권 반환금 700억 부담… 현대산업개발에 넘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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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이 ‘잘되면 키우고, 안되면 팔고’라는 기업의 원칙을 지키며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적호조를 보이는 계열사는 경쟁사 인수로 육성하는 반면, 전망이 어두운 곳은 매각하는 것이다.24일 재계에 따르면 한솔그룹의 모태인 한솔제지는 시장에 나온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 인수를 검토 중이다.제지업계는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로 택배박스 물량이 급증하면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 흐름에 편승해 관련기업들은 태림포장 등을 인수해 사업확장에 나서려 한다. 업계 1위로 비교적 자금상황이 좋은 한솔제지가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다.한솔제지는 두 업체의 인수로 실적상승과 기업전통 찾기를 노린다. 한솔제지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389억원, 영업이익은 1208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13.0%, 영업이익은 91.7% 늘어났다.이 중 산업용지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96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태림포장은 골판지업계 1위 업체로 한솔제지가 인수에 성공한다면, 해당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전주페이퍼의 경우 한솔그룹의 모태기업이다. 전주페이퍼의 전신인 ‘전주제지’는 한솔그룹의 창업주 고(故) 이인희 고문이 경영했다. 그는 1983년 전주제지 경영에 참여해 삼성에서 회사를 독립시켰다.이후 1998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한솔제지에서 신문용지사업부를 분리해 매각했다. 다시 전주페이퍼를 살 경우 20년 만에 모태기업을 되찾는 셈이다.한솔제지 관계자는 “사업확장을 위해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 인수를 여러 방면을 통해 알아보고 있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면 공시를 통해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반면 한솔그룹은 수익성이 낮은 비주력사업은 매각을 통해 정리하려 한다. 한솔오크밸리는 올해 돌아올 회원권 반환금이 700억원에 달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한솔그룹은 오크밸리를 운영하는 한솔개발 지분 91.43%를 시장에 내놨다.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매각지분 49%를 500억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했다. 나머지 지분 42.43%는 한솔개발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방식으로 현대산업개발의 경영권을 지켜주기로 합의했다.한솔씨앤피도 매각 대상 중 하나다. 이 기업은 한솔케미칼이 지난 2007년 IT코팅소재 산업 진출을 위해 인수한 도료 제조업체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기가 실적악화로 나타나 지난해 매각을 결정하고 관련절차를 밟았다.이 과정에서 한 사모펀드로 매각이 확정됐지만, 인수자가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계약을 해지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한솔 측은 현재 씨앤피를 재매각할지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다.한솔 관계자는 “현재 한솔씨앤피를 재매각할지는 검토하는 단계”라며 “태림포장 등 사업확장을 위한 인수합병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