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작년 이어 올해 역신장LG생활건강 역대 최대 분기 실적신성장동력으로 中외 신규시장 공략 박차
-
'K-뷰티의 선봉장'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희비가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을 이어갔지만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을 발판으로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양사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상 차이 나면서 LG생활건강이 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 아모레퍼시픽 '울고'·LG생활건강 '웃고'
2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에 1조6425억원의 매출과 2048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영업이익은 26%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실적 악화의 주범은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1조45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 감소한 1866억원을 거뒀다.
1분기 아모레퍼시픽 국내 사업 매출은 9407억원, 영업이익은 1295억원으로 18% 감소했다. 여기에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로드숍 브랜드들의 저조한 성적표도 한몫했다. 이니스프리는 영업이익은 국내 매출 하락과 마케팅 비용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36% 줄어든 211억원에 불과했다. 에뛰드는 5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활동을 지속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면세와 해외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투자 지속으로 인한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과 비교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은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149%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9%, 684% 증가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8748억원, 영업이익 322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3%, 13.5% 늘어난 것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흔들림 없는 고성장을 이어가며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화장품 사업의 매출 1조1396억원과 영업이익 24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 16.1% 성장했다. 후, 숨 오휘 3대 브랜드 매출만 합쳐도 798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화장품 사업 부문뿐 아니라 생활용품 사업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하는 성과를 이뤘다. 생활용품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014억원, 4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3.5% 성장했다. 음료 사업 또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3%, 9.4% 신장했다. -
◇ 차세대 성장 키워드는 '해외'
국내 화장품 시장은 헬스앤뷰티(H&B)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기존 로드숍이 위기를 맞았고, 중국 내에서 중저가 브랜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신시장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다시 성장 엔진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새로운 뷰티 카테고리의 발굴과 글로벌 신시장 개척, 디지털 혁신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내에서 설화수와 이니스프리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 라네즈의 매장 확대로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일 라네즈를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18개국 800여 개 세포라 매장에 입점시켰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진출 국가를 50개로 확대하고 해외 매출 비중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뿐 아니라 신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미국 화장품업체 '뉴에이본(New Avon)'의 지분 100%를 1억2500만 달러(약 1450억원)에 인수했다.
뉴에이본은 13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대 화장품·퍼스널케어 업체 에이본(Avon)에서 분사한 업체로 IT와 구매, 물류, 영업, 일반 관리 분야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뉴에이본을 품고 미국을 교두보 삼아 캐나다, 남미, 유럽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본사의 기술력과 제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에이본 브랜드의 제품 라인을 업그레이드하고, 북미 인프라를 활용해 LG생활건강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