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 선보이는 패션·뷰티업계세분화·파편화된 취향에 맞춰 개인별 맞춤 상품, 서비스 등 제공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매 전환율 높이려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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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서 올해 경영에 빠지지 않는 화두는 바로 인공지능(AI)다. 최근 수년간 IT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AI의 급격한 발전은 최근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탄생과 함께 본격적인 소비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고객 응대부터 소비 동향 분석, 상품 디자인부터 개발까지 유통업계 곳곳에서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유통업계의 AI 혁명을 살펴봤다.[편집자 주]패션·뷰티 업계에도 AI 열풍이 불고 있다. 갈수록 세분화, 파편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개인의 체형이나 피부상태 등을 진단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거나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알고리즘으로 정밀한 타깃 마케팅에 나서는 등 AI 기술을 광범위하게 활용 중이다.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패션·뷰티 대기업은 물론이고 온라인 플랫폼들까지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패션업계에서는 전문가가 만든 스타일링 조합을 AI에 학습시켜 고객에게 딱 맞는 코디를 제안하거나, 검색 패턴·클릭·구매·관심상품 등과 같은 행동 패턴을 분석해 고객별로 맞춤형 혜택이나 기획전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에스아이빌리지’는 구매 이력이나 장바구니 내역을 기반으로 선호 브랜드, 추천 스타일, 유사 상품 추천, 함께 구매하기 좋은 제품 등 개인별 맞춤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브랜드나 제품명을 모르더라도 즉석에서 사진을 촬영하거나 갖고 있는 이미지를 올리면 해당 제품을 찾아 주거나 그와 유사한 상품을 제안해 준다.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SSF샵도 AI 큐레이션을 통해 매출을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AI 큐레이션은 전문가가 만든 스타일링 조합을 AI가 학습해 고객이 고른 옷과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준다. SSF샵 관계자는 “AI 큐레이션 기능은 옷 고르는 시간을 단축해주는 한편 결정장애가 있는 고객에게는 최상의 조합을 바탕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등 쇼핑 편의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패션 커머스 플랫폼인 에이블리는 쇼핑몰 상품을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는 ‘쇼핑몰 전용 인공지능(AI) 프로필’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이는 생성형 AI 기술로 제작된 가상 프로필 이미지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 스타일링 등을 선보일 수 있는 서비스다.에이블리 앱 내 마이페이지에서 ‘AI 프로필 만들기’에 들어간 후 취향에 맞는 쇼핑몰을 선택하고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쇼핑몰 모델과 같은 옷차림의 프로필 이미지를 볼 수 있다. 또한 착용 상품 정보를 이미지 하단에 제시해 쉽고 빠른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AI 프로필 서비스를 통해 쇼핑몰은 이용자 유입 및 매출 증대 효과를, 이용자는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고 빠른 구매 결정을 할 수 있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AI 열풍은 뷰티업계에도 불고 있다. 메이크업 시뮬레이션이나 피부상태 측정, 맞춤형 화장품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 기술을 활용 중이다.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AI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인 ‘톤워크’를 선보였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각자의 피부 색상에 최적화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을 총 600가지 옵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톤워크는 AI 기반의 컬러 진단 알고리즘으로 정밀하게 얼굴 색상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이 주문 즉시 제품을 제조해 준다. 톤워크에 적용된 맞춤형 기술은 글로벌 가전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서 로봇공학 부문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CJ올리브영도 지난 2022년 빅데이터 기반 AI 스타트업 ‘로켓뷰’를 인수해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상품 추천 엔진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초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와 로켓뷰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온라인몰에 AI 추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콜마, 코스맥스와 같은 화장품 제조사들도 개인별 맞춤 상품 제조는 물론이고 트렌드를 포착하거나 예측하는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 중이다.코스맥스는 현재 색조 화장품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테스트 중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개인별로 다른 피부톤과 취향 등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화장품 제조를 위해 AI와 로봇 기술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도 미래 먹거리 발굴에 AI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관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10억원을 투자해 화장품 AI 플랫폼 기업인 ‘라우드랩스’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한국콜마는 현재 AI를 활용한 처방, 맞춤형 화장품 제조 등을 연구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특히 라우드랩스를 통해 뷰티 트렌드 포착하거나 예측하는 AI 기술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가 갈수록 초개인화됨에 따라 AI를 활용한 제품, 서비스 개발은 필수가 됐다”며 “소비 측면 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도 AI 기술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AI를 접목한 사례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