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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혁신‧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기술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으나 NH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 SC제일은행은 오히려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오며 빈축을 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기업‧산업‧수출입‧농협‧수협‧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씨티‧SC제일‧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의 기술신용대출 잔액(누적)은 지난 4월 180조140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36조) 늘었다. 같은 기간 대출 건수는 27%(8만9403건)늘었다.
기술금융대출은 담보나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우수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보증·대출·투자 등을 받는 제도다. 중소기업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기술평가를 기반으로 대출을 받는다. 정부가 지난 2014년 발표한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기술평가시스템 구축방안’의 일환으로 정부의 중점추진 정책 중 하나다.
전체 17개 은행 중 4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14곳이 기술금융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NH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 SC제일은행은 오히려 감소해 눈길을 끌고 있다.
농협은행의 2018년 4월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5조4810억원인 반면, 지난 4월 4조6764억원으로 1년 새 15%(8046억원)가 줄었다. 건수 역시 1만5026건에서 9382건으로 38%(5644건) 감소했다.
수출입은행의 기술신용대출잔액도 2018년 4월 1240억원에서 올해 4월 490억원으로 60%(750억원)나 쪼그라들었다. 건수역시 70건에서 1년 새 28건으로 크게 줄었다.
두 은행 모두 시중은행과 다른 특수은행으로 분류돼 대출영업에 소홀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혁신기업 발전을 위해 독려하고 있는 만큼 힘을 보태지 못한 점은 크게 아쉽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SC제일은행 홀로 감소했다. SC제일은행의 2018년 4월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209억원이었으나 올해 4월 135억원으로 35%(74억원) 줄었다.
6개 지방은행 중에서는 부산은행이 지난해 4월 9600억원에서 올해 4월 1조4861억원으로 55%(5261억원)늘며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전북은행은 같은 기간 22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북은행의 경우 덩치에 비해 성적이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 제주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429억원에서 709억원으로 280억원을 늘렸다.
지역경기 악화 탓을 하기보다 중소기업과 상생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증가 억제와 혁신-중소기업 기술신용대출 확대기조가 맞물려 상생금융 실천이 은행권 화두로 떠올랐으나 일부 은행들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