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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이어 여신금융협회장이 관출신으로 내정됐다.

    이는 지난 2016년 흐름과 크게 상반된다. 2016년 당시 ‘금피아’라는 정재계 눈초리를 의식해 민출신 인사를 대거 5대 금융협회 자리의 리더로 선정했다.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 등 금피아의 뿌리 깊은 관계를 벗어나기 위함이다.

    반면 올해 초부터 또다시 관출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을 시작으로 6월 7일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여신금융협회장에 내정됐다. 모두 과거 기재부 혹은 금융 관료 출신으로 현 금융당국의 전·현직 인사들과 밀접한 인사들이다.

    현재 여신업계는 카드수수료 및 각종 금융당국의 규제로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과거 힘없이 제 목소리 내지 못한 현 회장에 대한 실망감과 힘 있는 금융당국 출신의 기대감에 못 이겨, 그 자리를 또다시 관출신으로 쉽게 내줬다.

    현재 여신업계는 카드 및 캐피탈 업계를 대변할 목소리를 원한다.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한 카드업계의 궁극적인 대책과, 중고차·신차 등 자동차금융으로 편향된 캐피탈 업계의 위기를 타파할 여신업계 개방을 원한다. 

    이번 투표 결과에서 관출신인 김주현 후보가 내정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관출신 인사 내정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과거 금융당국 출신들은 여신업계 회원사의 이익보다 현 정부의 바람에 치우친 경향이 컸다. 예컨대 2012년부터 무리한 ‘카드수수료 인하’는 회원사의 이익에 반목돼 왔다. 

    이로 인해 현재 카드사 노조에서는 금피아 출신이 여신협회장으로 당선 시 ‘금융당국의 이중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드사 노조는 이번 김주현 후보 내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김 후보가 여신협회장으로서 향후 행보에 대해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이 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김 후보의 향후 차기 회장으로서 첫 과제는 명확한 의사 표시다. 현재 어려움에 처한 카드 및 캐피탈 업계를 위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다. 이후 여신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뚜렷이 제시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불투명한 의사 표시는 향후 김 후보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크다. 자칫 ‘낙하산 인사’라는 프레임에 갇혀 여신협회장으로서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누를 범하기 십상이다. 

    이는 낙하산 인사를 지양하는 현 정권의 바람과도 궤를 같이 하지 못하는 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