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등 정부 지원 속 전환 속도생산능력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 초과 전망韓 기업, 치킨게임 양상 속 '기술·가격' 경쟁력 확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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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삼성전자
    중국 패널업체들이 중소형 OLED에도 투자를 확대하면서 LCD에 이어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중소형 OLED 경쟁력이 3년 뒤에는 한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향후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OE의 6세대 플렉서블 AMOLED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장비 입찰에 JT Automation Equipment가 낙찰됐다. 낙찰가는 약 152억원이며 이번에 낙찰 받은 장비는 D-Lami 라미네이팅 장비다.

    지난 4월에도 진퉈가 D-Lami 접합 장비 공급사로 참여하는 등 BOE의 중소형 OLED 확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중소형 OLED 공장 한 곳을 가동하고 있던 BOE는 2개 공장을 추가로 건설 중이며 올 초 네 번째 공장건설까지 발표하는 등 빠르게 OLED로 투자를 전환하고 있다.

    중국기업이 이처럼 투자를 확장할 수 있는 요인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공장 설립시 중국기업의 투자비중은 10~20% 이하이며 정부, 금융권 지원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BOE의 LCD 공장인 B9의 경우 총 투자비 약 7조2000억원 중 BOE 자체 자금 비중은 6.5%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중국 정부는 공장 건설 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등 운영시에도 보조금을 지급한다.

    중국은 LCD의 경쟁력 제고에 따라 OLED 지원으로 정책방향을 변경하고 있으며 이에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내년까지 자국 세트 업체들의 패널 자급률 8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미 목표치에 근접한 TV 부문과 달리 여전히 20% 내외에 불과한 모바일 OLED 부문 패널 자급률을 감안하면 BOE 등 메이저 패널 업체들의 하반기 OLED 라인 가동률 상승 및 신규 투자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신규 투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에 걸쳐 BOE의 세 번째 플렉서블 OLED 팹인 B12, 비전옥스(Visionox)의 V3를 중심으로 CSOT, Tianma 등 기타 업체들의 투자가 연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LCD 성공전략을 중소형 OLED에 적용해 3년 후에는 한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HS마킷 집계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휴대폰용 OLED 패널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92.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비전옥스와 LG디스플레이가 가각 2.6%, 1.8%로 뒤를 잇고 있다.

    BOE는 0.8%에 그쳤지만 화웨이의 '메이트20 프로'에 OLED패널을 공급하는 등 지난해 4분기부터 수율이 향상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출시되는 '메이트30 프로'의 공급사로 선정된 상태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스마트폰이 애플과 삼성전자에 비해 부진한 데다 아이폰용 패널 양산이 지연되면서 BOE에 뒤를 바짝 쫓기고 있다. BOE가 자국 세트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애플까지 고객사로 확보한다면 LG디스플레이를 제칠 가능성이 높다.

    IHS마킷은 이처럼 BOE를 앞세운 중국의 플렉서블 OLED 생산능력이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디스플레이의 수요 둔화 속에서 중국의 공격적 투자로 생산 능력이 증가해 LCD에서 나타난 사례와 같이 중소형 OLED도 공급과잉에 직면해 패널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플렉서블 OLED는 초고가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수요 성장 속도보다 생산능력 증가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와 내년 플렉서블 OLED의 공급과잉률이 20%에 달할 패널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LCD와 차별화가 어려운 리지드(Rigid) OLED의 경우 LCD와의 경쟁을 위해 이미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기술 열위에도 공격적 투자와 수율 향상을 병행해 치킨게임을 주도하면서 자국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은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신제품 양산, 센서 내장형 패널 등을 통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형 OLED의 주요 수요처인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둔화에 따라 타 IT기기, 자동차용 패널 등 수요처 다변화를 통한 제 2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